삶과 죽음이 예 있음에 두려워
난 가노란 말도 못다 이르고 갔노라...
향가 14수 중에 하나인 제망매가의
시작 구절이다.
학창 시절 기억에 남았던 향가였는데
오늘 나에게는 현실로 다가왔다.
7년 전 유방암수술을 받고 나름 호전된 상태가
되었던 동생이 올 1월부터 먹는 것이 부대껴
거의 곡끼를 끊다시피 하더니
세상을 떠났다.
부모를 여의면 땅에 묻고
자식을 여의면 가슴에 묻는다 했는데
동생을 보낸 나는 동생을 어디에 묻어야 하는지
황망함이 느껴지더니 분노가 치민다.
왜?
너는...
요즘 같은 100세 시대를 노래하는 시기에
환갑도 못 지내고 간 것이냐...
어린 상주들과 문상객들을 보면서
이 순간 이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분출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 같기에
글을 쓰면서 회한과 연민을 다스려본다.
난 동생 살아생전 '사랑한다.' 한마디 못했다.
좀 더 자상하게 대해줄 것을...
좀 더 뭔가를 더 해줄 것을...
63년을 살다 보니 굳어진 감정으로
내면에 내재되어 있던 감정이 어린 시절
돌봐준 고모가 문상을 오면서
슬픔이 복받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어린 시절 동생의 모습이 스치며
이제는 비탄함이 느껴지고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목이 메인다.
동생아 이제야 한마디 전하는 동생아
'오빠가 많이 사랑했어.'
'사랑해' 이 한마디 너에게 꼭 전하고 싶은데
넌 누구보다 총명했던 동생이기에
이 못난 오빠의 마음을 갖고 갔겠지?
사랑해...
사랑해...
이 오빠가 널 사랑해...
네가 먼저 서둘러간 그곳에서는
아픔 없는 평안한 시간이기를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