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산

설악산 천불동 계곡...

도.란 2011. 2. 9. 10:33

 

 

지난 주 긴 구정 연휴 기간동안 잔뜩 찌부둥한 느낌의 몸상태가

체중이 한 2kg 정도는 불어난것 같다.

따라서 이번주 산행은 가뭄에 단비처럼 명절로 인한 스트레스도 날리구

불어난 체중도 원상태로 돌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해 본다.

 

지난 주부터 풀린 날씨 덕분에 원래 오늘 계획은 천불동 눈꽃 산행 이었는데

상황을 보니 눈꽃은 무신 산 정상 부근 아닌 밑에는 눈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에도

만에하나 라는 생각에 아이젠두 쑤셔 넣는다.

간만에 청우 방문하는 까시님과 동생분 함께 체육관에 도착을하니

긴 연휴후 나들이들 가시나?

평소보다 더 많은 차량들이 산님들을 기다리구 있다.

설악동이 목적지 이기에 강릉으로 해서 속초로 달려 가는데

차창 밖의 들녁의 풍경도 어느새 눈들도 거의 녹아버린 무채색의 톤을 띠구있다.

어쩌다 지난 12월 2번씩이나 찾아왔던 동해 쪽이라 별루 반가운 맘은 없다.

설악동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풍경도 눈이 하나도 안보이는게

오늘 눈꽃 산행은 꽝 난게 자명해 보인다.

애마에서 내리니 날씨가 넘 포근한 느낌이다.

ㅎㅎ 둏다...

소공원을 지나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 계곡을 따라서 양폭 폭포 까지가 산행 코스다.

물론 다시 역으로 원점 회귀...

 

철지난 설악은 뭐랄까?

조금은 낯선 느낌이랄까?

늘 관광객들로 북적 되던 설악에 이렇듯 조용한 시간두 있다니

오늘의 설악은 강한 카리스마 대신에 그냥 조용한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평범한 산이 주는 그 느낌이다.

소공원의 넓은 마당에서 일단 심호흡을 한다음 가볍게 비선대로 향한다.

한 여름 콸콸 흘러내리던 계곡물은 얼어 붙어서 소리두 없구

확 나올듯 말듯한 햇님은 구름과 실갱이 중이라

약간은 잿빛의 우울 모드도 느껴지다 바로 걷히구 ...

지난번 한라산 백록담 산행에서 인사나눈 지인분이 3월 이후에는 정말 시간이 없어서

2월에 산에 한번 오르면서 게획도 하구 마음도 다져야 하겠다구 해서

설악을 추천해서 함께 동행을 하게 되었는데

아니 뭔 산을 그리 잘타시나?

ㅎㅎ계속 선두로 나간다.덕분에 이몸도 앞으로...

 

 

 

 

 

 

 

 

 

 

 

 

 

 

 

 

 

 

지금의 설악은...

아니 이땅의 모든 산들은...

마치 잠에서 막 깨어난 여성의 쌩얼 과도 같다.

여름의 신록으로 덮힌 모습두 아니구

가을의 화려한 단풍의 화장한 모습두 아니구

겨울의 흰눈으로 치장안 모습두 아닌

자연스런 적나라한 모습의 산들은 본연의 수줍은 느끼는 모습 그 자체인 것이다.

선두로 치구 나갔음에두 양폭 대피소 까지 다녀 올려해두 시간이 빠듯한것 같다.

그놈의 회가 뭔지 개인적으론 회먹을 시간때문에 산행 시간을 줄이는건 사실 맘에 안드는데...

그래두 지킬건 당근 지켜야겠기에 도중에 회귀를 한다.

내려 오면서 차량 두대로 이동한 덕분에 얼굴 못봤던 님들두 만나구

무채색 톤의 밋밋한 풍경의 설악을 다시 곱 씹으며 내려간다.

산이 사시사철에 따라서 변하듯이

우리의 삶도 변화를 겪으며 이어져 가고...

오늘의 산행은 많은것을 생각하며 여유있게 즐긴 산행인 것같았다.

천불동은 우리가 무박을 하는 과정에 거의 새벽에 통과한 경우가 많은지라

사실 이렇듯 환한 대낮에 만나기가 쉽지 않기에

나름대로 구석구석 담아 볼려구 애쓰며 내려온다.

거의 다와서 까시님 만나서 오늘 동행한 지인님과 셋이서 신흥사 한바퀴 도는데

신흥사는 작년에 갔던 고성의 건봉사의 아류 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비슷하다.

(블로그 고성 여행 참조.)

신흥사 구경후 소공원 입구를 나서는데 뭔가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 약간의 아쉬움은 뭐지?

이글을 읽은 님들두 같은 느낌이었을듯 한데

각자들 한번 정리하는 시간들 가져 보시길...

 

 

 

 

 

 

 

 

 

 

 

 

 

   

 

 

 

 

 

오늘 만난 설악은 ...

비록 평소의 웅장함과 바쁨과 화려함 따위는 볼수 없었지만

보다 진솔된 모습을 보여준것 같아서 반갑다.

늘 우린 양면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구

어짜피 올해 안으로 분명 다시 만나게 될 설악의 변신에 자못 기대감도 가져본다.

다시한번 무채색 톤의 약간은 어두운 설악의 풍경이 되새겨 지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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