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엄니한테 전화가 온다.
"아버지가 혼자 저리 목욕을 간다시니 어쩌냐?..."
"엄니...내가 금방 갈테니깐 붙잡구 계셔..."
늘 깨끗한걸 추구해오신 당신 인지라 목욕을 무던히두 즐기셨는데
팔순이 넘으시면서 기운이 딸리셔서 자주 가시질 못한것 같다.
며칠전에두 새벽에 혼자 힘든 발걸음에 목욕탕을 가셨다가
기운이 없으셔서 간신이 집에 오셨는데 이후로 비상?체계로...
다행이 오전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라
언능 달려갔더니 벌써 준비를 하구 계신다.
걷는것두 힘겨워 하시면서 부득불 목욕을 가신다니...
먼저 문을 나서신다.
집앞 동내 목욕탕으루 차를댄다.
이룬 주차장에서 직접 올라가는 출입문이 없어서 돌아 가는데 경사가 좀 가파른게
평소 느끼지 못했던 불편사항이 느껴진다.
겨우겨우 목욕탕에 들어서는데
왜? 남탕은 2층 이냐구?...ㅎㅎ
층계계단 오르심이 참 힘들어 하시니 그 모습에 가슴이 아파온다.
일단 오늘 목욕탕에 온것은 목욕도 목욕이지만 그간 자란 수염이 더 큰 문제?였기에
언능 이발사 아저씨한테 이발먼저 시켜 드린다.
이발과 수염을 깍아냈더니 훨씬 젊어 보이시기에 다소 어두웠던 맘이 좀 풀어진다.
욕탕안으로 들어선다.
개인 샤워용 까지 가시기두 힘드셔서 걍 커다란 욕조 옆에 자리잡구
목욕타올에 비누 묻혀서 일단 몸을 씻어낸다.
비누칠하는데 정말 너무도 왜소?해진 아부지 덩치에 살짝 코끝이 시려진다.
이젠 완전 노인?이시니 피부도 주름 투성이에...
세월이 이리 울 아부지를 변하게 만든 세월이 야속타.
몸을 행궈드리구 샤워기 앞에 일으켜 세운후 머리를 감겨 드린다.
순간 어린시절 아부지 따라서 목욕가면 맨 마지막에 머리감겨 주실때
비눗물 눈에 안들어 가게 할려구 눈 꼭 감구 있을때가 제일 힘들었는데...
이젠 내가 아부지 눈에 비눗물 들어갈까봐 조심조심...
머리 감겨 드린후 본격적으루 때를 밀어 드리는데
때두 별루 없다...
머리 한번더 감겨 드린후 목욕을 끝낸다.
난 일부러 때수건을 아부지 손에 쥐어 드리면서
"아부지 등좀 밀어 줘여...."한다.
아부지 등을 미시는데 힘이 하나두 안들어간 상태가 등뒤로 그대로 전해져 오는게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일부러 좀 오랜 시간을 버티었다.
"어 시원하다..아부지 힘이 팔팔 하시구만...ㅎㅎ" 너스레두 떨어보구...
마무리해드리구 밖으루 모시구나와 닦아 드린후 가만 앉아계시라하구
나는 서둘러 목욕을 끝낸다.
목욕을 끝내구 집으루 모셔다 드리면서
"아부지...개운 하셔...?" 하니
"엉...아 좋다...: 하신다.
진하게 느꼈던 아부지에 대한 안타까움은 걍 이정도로 넘길란다.
세월따라 어짜피 늙어 가는것...
그 자연의 섭리를 시비?걸어서 뭐할까?....
적어두 한달에 한번은 목욕 함께 해야겠다구 다짐해본다.
아부지 담달에 또 목욕가유...
사랑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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