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시

겨울에 나 소년이 되어...

도.란 2011. 12. 26. 23:48

 

 

겨울에는

나 소년이 되리라.

흰 눈 덮힌 학교 운동장

눈 만난 강아지 처럼 뛰어 다니는

소년이 되리라.

 

문풍지 너머 흰세상이 느껴지는

이른 아침

마당 쓰시는 할아버지 빗질 소리

눈이 왔구나 하는 반가움에

아침 한술 후딱 뜨구 달려 나가서

아무도 밟지않은 눈길위

발자국 남기며 좋아하는

소년이 되리라.

 

한발 한발 찍으며

한바퀴 돌아서 만든 눈꽃...

선명한 눈꽃이 아름답다고 좋아하는

소년이 되리라.

 

이제는 돌아갈수 없는 

그저 추억속에서 맴도는

그 어린시절의 여리고 순수한

그 소년이 되리라.

 

겨울에는 나 소년이 되어

기나긴 겨울 방학에 뿌듯해하며

지질듯이 뜨끈한 아랫목에서

배깔구 누워 군 고구마 먹으며

눈 싸움에 지쳐 피곤한 몸 한숨 재우며

여름에도 이 눈 녹지 않아 눈쌈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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