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산

월악산 영봉...

도.란 2012. 12. 14. 14:53

 

 

 

예년에 비해 12월 초부터 제법 많은 눈이 내린지라

당근 올들어 첫 눈산행을 이미 했어야만 했는데

우찌된것이 산성 조차도 거닐지를 몬했다.

이러다 눈 다 녹을때까지 눈길한번 못 밟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거북이와 월악산 영봉을 함께한다.

올들어 첫 눈산행 이라는 사실과 10년이 넘은 영봉 산행이라는 사실에

살짝 설레임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오늘도 후기는 변함없이 간만에로 출발...

간만에 실로 간만에 거북이와 함께한다.

특히 월악산은 울 아들들에 대한 산행추억이 생생하다.

녀석들 초딩때 처음으로 월악산을 올랐다.

큰놈이 초딩때이구 작은놈은 아직 입학전인 그러니깐 한 15년 전쯤인가?

그 당시 산에대한 지식두 관심두 그리 많은때가 아니었는데

무작정 애들을 데리구 영봉을 올랐던...

당근 애들이 맨입으로는 안따라 나섰구 족발 실컨 먹게 해준다고 꼬셔서

그날 산행후 족발값 무쟈게 나왔던것 같은데...

힘들다구 투덜거리던 녀석들의 모습두 눈에 선하구

영봉 정상을 눈앞에 두고서 걍 하산 하려다 애들이 정상은 가야 한다구 우겨서

영봉을 올랐던 이전 문장대는 몇번씩 올랐던 녀석들 인지라

영봉의 정상부분이 문장대보다 시원찮다구? 투덜대던 기어도 새롭다.

그후 영봉은 초딩 동창들과 한번 더 오른후 10년이 넘어서 다시 찾는다.

 

 

한겨울 눈산행 그것두 험하다고 인식된 월악산 인지라 신청이 저조하다.

해서 산악회 재정 형편상 산행을 내릴까도 했지만 지난주에 이어 연속으로 내린다는 사실에

아무래도 모양새가 좀 그럴것 같아서 걍 강행을 하기로...

이른 아침 아직도 얼어있는 동내 골목길은 애구 오늘 산행 잘할까?하는 심난한 마음을 갖게 한다.

겨우겨우 체육관까지 갔는데 예상대로 정예맴버가 함께한다.

거북이 애마는 충주를 지나서 청풍호 쪽으로 들어가서 송계대교를 넘는데

이른 시간 청풍호에 피어 오르는 물 안개가 주변 눈덮힌 산들과 넘 멋진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들머리인 덕주골에서 하차 산행을 준비 하는데 햇살이 비추인다.

바람도 없는 상태에서 햇살이 비추이니 오늘 산행이 왠지 대박?이 날것같은

기분좋은 기대감으로 출발...

오늘의 코스는 덕주골에서 올라 송계 삼거리에서 영봉 올랐다가 다시 송게 삼거리로 돌아와서

동천교로 하산을 하는 코스 시작부터 흰눈의 등로는 마음마저 깨끗하게 해준다.

덕주골에서 영봉 까지는 5.3km 눈길을 감안하여 3시간 정도 잡으면 될듯...

 

 

예상 한데로 날씨가 포근하다.

기온이 올라서 살짝 녹기 시작하는 눈길은 뽀드득하는 밟는 즐거움도 느끼게 해주고

나뭇가지에는 이미 눈이 다 떨어진 상태지만 주변 수북히 쌓여있는 눈들이

눈 산행의 묘미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어느정도 올라가니 마애불이 나온다.

잠시 마애불 구경을 하고 다시 영봉으로 향하는데 능선까지 게속 철계단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다리가 다소 빡빡해진다.

능선에 오르니 설경의 마루금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겨울산 특유의 나무의 무채색과 쌓여있는 눈의 흰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마루금

이맛이 겨울 산행의 참된 재미가 아닌가? 싶다.

송계 삼거리 직전 핼기장에서 다함께 점심을 먹는데 오늘 날이 푹하긴 푹한가보다

왠만한 겨울 산행은 손이 곱아서 밥먹기가 불편한것이 일반적인데

오늘은 아주 따뜻한 점심을 지대로 다함께 할수 있으니 오늘 산행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송계 삼거리에서 영봉이 눈에 보인다.

직선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면 시간도 짧게 걸리련만 우회길이 장난 아니게 긴지라

더구나 뒷쪽의 길은 음지라 눈두 아직 녹지않아서 미끌거리어

영봉 정상까지의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오르고 오른 상태 인데도 영봉은 좀체로 보이질 않으니 짜증 날려구

거의 지겨울 정도의 계단을 오른후에 드뎌 영봉을 오른다.

영봉에서 세상을 굽어본다.

그래 이 맛이지...

눈쌓인 산들의 마루금이 뿌연 안개에 쌓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다들 그 멋진 풍광에 한참을 머물러 본다.

 

 

 

 

 

 

 

 

 

 

 

 

 

 

 

 

 

 

아무리 조망이 멋지다 한더라도 하산은 해야겠지?

오늘 지대로 눈산행 했다는 행복함을 안구서 하산을 하는데 하산 코스는 송계 삼거리에서

동천교 쪽으로 내려가는 많이 가파른 코스이다.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겨울에 아이젠을 차는게 싫은 스타일이라

하산길에도 역시 아이젠 없이 하산을 하기로 하구 내려가는데 장난 아니다...

경사가 가파르고 게단은 눈에 파묻혀 아주 내려가는 길이 진상이다.

조심조심 뒷다리에 힘을 주다보니 다리두 땡기구 허리마저 땡기는게

지금 이라두 아이젠을 꺼내서 찰까? 하다가 그놈의 귀찮음 때문에 걍 가지?...

결국 한번을 꽈당...

가파른 경사로가 끝나구 드뎌 완만한 경사로가 나오면서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는데

여전히 주변은 순백의 세상이다.

아직은 산의 눈이 녹을려면 한참을 있어야 할것 같은데

조만간 다시한번 눈산행을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 산행이 마음에 들은것 같다.

포근한 날씨에 수북히 쌓인 흰눈속을 거닐며 상쾌하고 맑은 공기 실컨 들어마시니

몸은 비록 살짝 지쳐 힘들었지만 마음은 므흣함을 지대로 느낀

정신은 더욱 맑아진 느낌에 이런 기분은 쉽지 않은데...

 

 

 

 

 

 

 

 

 

 

 

청주로 돌아 오는길 아침과는 다른 청풍호 전경을 한번 더 만나고

국도변 눈덮인 산골마을의 모습은 마치 겨울 그림엽서의 어느 동내 인듯한 느낌이 전해 지는데

이는 겨울만이 느낄수 있는 겨울의 맛...

생각보다는 포근한 날씨...

여전히 쌓여있는 눈으로 인한 순백색의 깨끗한 풍광...

덩달아 마음마저 절로 깨끗해지는 올들어 첫 눈산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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