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타종을 들으며 새해를 설계하던 순간이...
벌써 3일이 지나가 버린다.
이건 당체 지가 무신 요즘 한창 뜨는 올레 광고인 빠름 빠름 빠름...warp 여 뭐여?
새해 첫날이 산행일에 걸렸으면 해돋이 산행을 멋지게 할수도 있었을텐데...
그래도 신년산행 답게 부푼 기대감을 안고서 덕유산으로 향한다.
신년 첫 산행 인지라 횐님들에게 떡국을 제공하고 싶다는
울 베드로 회장의 정성에 따라 가져갈 짐들이 많아서 아침에 회장님을 태우고 체육관으로 향하는데
가스통 이며 제반 물품들을 준비해서 챙겨가는 모습에
참 거북이 사랑을 저만큼 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하는 살짝 감동이 느껴진다.
나같으면?...애휴 걍 사먹자구 한다..ㅎ
새해에는 좀더 거북이가 여유롭게 운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산행 시작전에 미리 기원을...
뉴스를 보는데 오늘 산행 하는날이 올들어 가장 춥다고 한다.
이룬 내가 추운거 싫어 하는건 소문 다 났는데
전날부터 만반의 준비?를 한다.
아들2 이번에 교육을 갈려고 사놓은 붙이는 핫팩도 하나 성능 시험해준다고
하나 챙겨서 새벽길 나설때 등짝에 떡 붙이는데 오늘 아주 효과 지대로 본듯
무주는 청주에서 지척이라고 볼수 있는데 인삼랜드 휴게소 한번 쉬고 곧바로
무주 리조트 곤도라 승강장에 도착 바로 향적봉으로 올라가는데
거금 8천원을 주고 탄 곤도라가 창문이 얼어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함께 탑승한 막내가 회사 신분증으로 박박 긁어낸 덕에 살짝 바깥 풍경을 볼수 있었는데
차창 밖을 보는 그 순간...
완존 대박...
눈의 세상이 펼져진다.
나무가지는 눈이 쌓여서 부는 바람에 흔들 거리고
금방 이라도 그 눈의 무게 때문에 뚝 하고 부러질듯한 느낌이다.
곤도라에서 내린 순간...
덕유산 향적봉의 그 악명높은 칼바람이 볼따구를 때린다.
활짝열린 상고대와 눈꽃...
저 멀리 눈이 가득쌓인 겨울의 마루금....
저러한 절경을 보면서 잠시 생각 이라는것을 할려는 찰나
순식간에 얼어붙는 손과 볼...
생각은 무신 생각? 아무 생각이 없다.
단지 아 이렇게 바람이 매울진데 끝까지 가야하나?하는 생각 이외에는...ㅎ
이렇게 나는 단순한 존재 이거늘...
설국의 세상으로 들어간다.
오늘도 난 아이젠없이 어케 버텨 보겠다는 생각으로 걍 출발을 하는데
보기 보다는 눈이 많이 쌓여있고 나름 다져저있는지라 보행이 다소 뻑뻑하다.
그래도 향적봉 까지는 그대로 오른다.
향적봉...
광할하게 펼쳐진 하얀 세상의 풍경이 일미 일지니
뭔가 가슴속 저 아래에서 울려오는 감동이 전해지는데
그 감동이 채 심장에 닿기도 전에 먼저 얼어 죽을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전해진다.
아따 이놈의 바람 진짜 장난이 아니다.
가장 두꺼운 비니와 그리고 버프와 그위에 자케의 모자를 뒤집어 쓰니
이래서야 당체 누가 누군질 어케 알수가 있겠어?
우린 오늘 모두가 우주인이 되었다...ㅎ
애휴 더이상 도저히 버틸수 없어서 서둘러 동업령으로 향한다.
마음이야 이대로 다시 곤도라를 타고 내려 갔으면 하지만
그래두 신년산행 인데 그러면 되겠어?
바로 아래 향적봉 대피소에서 드뎌 아이젠을 꺼내 착용을 한다.
귀찮아서 그렇지 일단 아이젠을 착용하고 나니 일사천리?로
바람이 분다.
덕유산 능선의 칼 바람이...
뒤집어 쓰구 덮어 버린 상태인데도 칼바람은 얼굴을 연신 때려댄다.
입김으로 인해서 버프도 이미 꽁꽁 얼어서 얼음이 씹힌다.
그 정도로 오늘의 덕유산은 매서웠다.
드뎌 동업령에서 안성 탐방센터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점심을 한다.
이 추위에 밥이 먹힐까?
그래두 곡기는 채워 둬야지 손이 곱아서 젓가릭질도 안되는 상황
그래도 살겠다는 일념으로 어찌어찌 한술뜨구 나니 그래두 곡기가 들어 간지라
몸이 다소 활력이 느껴진다.
허허벌판의 능선에서 마주치는 바람은 정말이지 매섭기만 하다.
그러다가 내리막으로 이어지면서 바람이 잦아들때의 훈훈함은 정말이지 따뜻한 느낌이며
다시 만나는 매서운 바람은이젠 무서움마저 전해져 온다.
오늘 덕유산의 바람이 그리 하다.
반가운 하산길...
이젠 그 매운 능선의 바람은 끝이난다.
동업령에서 탐방센터 까지는 4,2km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
더구나 눈쌓인 겨울 산길은 미끄럽다는 사실만 빼고는 오히려 산행은 수월하다.
그도 그럴것이 그 수많은 계단길도 눈에 묻혀서 전부 평길로 보이니
심리적으로 힘든 느낌은 느껴지지가 않아서...
여유있게 하산을 한다.
하산길은 생각보다 비탈이 심하지 않아서 정말로 여기야 말로
뭔가 한해를 설계하면서 생각을 하면서 걷기에 딱인 코스 이건만
내몸은 이미 저 능선의 매서운 바람에 지쳐 버려서
그저 무념무상의 득도한 큰 스님 마냥 아무생각없이 터벅터벅 걷는다.
하루종일 게속 함께한 아이젠의 차박차박 하는 소리에 묻히면서...
산행이 끝난후 하산주로 준비한 준비한 떡국이 제공된다.
내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 나는게 떡국하고 빈대떡인데...
뜨끈한 떡국 한그릇에 추위가 한방에 풀리는 느낌이다.
군대식 용어로 따블을...ㅎㅎ
이렇게 혹한기 산행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게
아닌게 아니라 추워도 너~~무 ~~추웠다.
오늘의 신년산행은...
비록 칼 바람의 매서운 추위로 인하여
뭔가 뜻한바를 이루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그저 신년산행에 산행을 했다는 사실 만으로 만족해 하면 안되는 건가?
오늘 함께 덕유산 칼바람에 맞서느라 진을 다 뺏긴 제위 거북이 모든 횐님들과
함께 고생해서 즐겁고 행복 했다는 진심을 전해본다.
아울러 나름 각자 생각한 신년의 모든 계획들이 다 실천 되기를 또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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