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란 생각 할수록 오묘하다.
그 추웠던 겨울도 이제는 어쩔수없이 봄을위해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가?
그간 그렇게 찾았던 봄의 느낌을 숱하게 다녀온 남해가 아닌
강원도 태백에서 만나다니...그것도 눈꽃 축제가 열리는 태백에서...
울 님들은 한 겨울 봄의 느낌을 느낀적이 있는가?
한발작 앞서는 계절을 느낄때의 느낌은 뭐랄까?
딱히 설명 하지는 못하지만 어떤 자족감을 전해 주는것 같다.
겨울에 봄을 느낀다는 자체도 신기 할 뿐더러 미리 느껴보는 그 기분이 괜찮은지라
남쪽으로의 산행을 하면 혹시 그런 느낌을 찾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남쪽 산행은 무조건 나섰지만 봄의 느낌은 없었다.
남해의 응봉산에도 가족여행을 간 청산도에도...
그랬는데...
오늘 거북이와 함께한 태백산 산행에서 그 느낌을 느끼게 되었다.
일기예보에는 수요일에 눈이 온다구 하여
오늘 산행 마지막 지대로 눈 산행을 하겠구나 했는데
왠일이니? 어제 하루종일 따뜻한 봄날의 날씨에 눈꽃에 대한 기대는 애초에 접어본다.
7시 체육관을 출발한 거북이 애마는 달리고 달려서 제천 휴게소 쉬어주구 태백에 10시 33분 도착.
원래 들머리인 유일사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받는다하여 그것좀 아낄려구 사갈령으로 올라가는데
이런 사갈령에두 매표소가 있어서 꼼짝없이...애구 나 이렇게 살아야해?
일단 나같은 경우에는 버스에서 내릴때 스치는 바람에 따라 그날의 느낌이 다르다.
늘 야그 했듯이 버스에서 내릴때 얼굴을 때리며 귓볼을 스치는 차가운 냉한 바람은 아주 쥐약인데
오늘은 내리는 순간 훈훈함이 느껴지는게 바람도 거의 없네...
아싸 가오리...아쌀롬 꼼쌀로매...(기분 좋을때 찾는 나만의 구호)
다소 경사진 등로 인지라 얼마 가질 않아서 땀이 난다.
등로에는 눈이 아직도 쌓여 있기는 하지만 요 며칠 푸근한 날씨로 나무에 눈은 전멸...
눈꽃은 무신 그래도 바람이 안불어 주니 그나마 다행...
한참을 진짜 볼것없는 전형적인 육산인 태백산을 그렇게 오른다.
산신각을 지나고 삼층석탑을 지나 간이 대피소에서 다같이 점심을 한다.
산악회의 점심풍경은 그야말로 정이 넘치는 시골장터 라고나 할까?
자신 보다는 타인을 위해 이것저것을 건네주기 바쁜 그러한 마음씨 좋은 주인이하는
착한식당과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점심을 한후 다시 오르막 길을 오르는데 누구든 그렇겠지만
이미 잔뜩 부푼 배를 안고서 오름이 만만치가 않다.
마치 짜국난 강아지처럼 엉기적 엉기적 오르니 장군봉을 만난다.
장군봉은 태백산 제일봉으로 높이는 1566.7m
눈꽃축제 기간 이라서인지 산님들이 장난 아니게 많다.
장군봉 인증샷 하는데도 시간이 지체되니
평일이 이정도 이거늘 주말의 태백은 안봐도 뻔할듯...
겨우 인증샷을 마친후 태백산 정상으로 향한다.
천미터가 넘는 고지대의 다소 널찍한 평원과도 같은 산길은
눈이 녹아 그 멋진 설경을 보지는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눈들 만으로도 아주 멋진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태백산 정상 인증샷은 장군봉 보다 시간이 더 지체된다.
기다림에 다소 짜증도 날수도 있겠지만 다들 이 사진으로 인하여
나름의 추억을 지니게 될수 있기에 아주 소중한 순간임을 서로가 이해해서
여유롭게 기다려 주는태도를 지향했으면 좋겠다는 주장 한번 해보구...
반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천재단에서 반재로의 하산길은 산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인지라
평소 산행을 하면 하산시에는 드문드문 산님들이 보이지만
오늘의 태백은 눈꽃보다는 인꽃?인지라 죽 이어져서 내려가는 형국이다.
저멀리 보이는 태백에서의 마루금 전망은 그냥 보통수준 인듯하고
망경사를 지나면서 반재까지의 등산로는 아주 널찍하게 눈길이 나 있다.
오후의 따사로움에 발밑에 눈이 녹으면서 아이젠 밑으로 밟히는 눈의 소리가
자아박 자아박 아주 평온하게 들린다.
정말이지 아주 편안하게 하산을 한후 눈꽃 축제장이 나오는데
이미 날씨가 날씨 인지라 이곳의 눈은 이미 질척이는 수준으로 변했고
축제장에 조각해 놓은 눈의 조각들은 왠지 게절에 맞지않는
약간은 언밸런스한 느낌으로 찾아온 관광객들을 내려다 보구 있는것 같다.
딱히 눈에띠는 그런 멋진 풍경은 아닌것 같은데 이걸 보기위해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다니
태백시는 내년부터는 좀더 스케일도 키우고 뭔가 한번 만난후 그 감동에
이후에도 다시 찾게 만들도록 연구좀 해야할것 같다.
국립공원도 받질않는 입장료를 도립공원에서 징수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자세를 실천으로 옮길려구 하는 거겠지?
포장마차에서 간단히 하산주를 한진씩 한후 우린 태백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한다.
따사로운 느낌 속에서 만난 태백산...
눈꽃 대신에 눈길만을 만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눈꽃도 없는 상태에서 바람까지 불어대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기에
한 마디로 절반의 성공 이라고 결론 지어보는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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