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시산제 날 이다.
처음 시산제 날짜를 잡을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다들 명절의 후유증에다 졸업식이 겹쳐서 기대보다 적은 님들이 함께한다.
시산제는 한해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자리인지라 좀더 많은 님들이
함께 했으면 하구 바랬는데 ...다소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래두 참석 인원이 적으니 마치 집안 시향을 지내는 그런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시산제 장소인 공림사로 출발...
공림사 보살님에게 시산제 제물을 차리는 상을 부탁했는데
우리가 도착이 이른 관계로 아직 보살님 출근 전인지라 하염없이 기다리기두 뭐해서
그냥 바닦에 돗자리 깔고 전지를 펼친위에다 제물을 차리구 제를 올리기루 한다.
모양은 좀 빠지지만 정성이 중요한거 아닌가?
요즘은 당근 산악회들 시산제 시즌 인지라 여기저기 뒤져보면
시산제의 순서는 어느 산악회나 대등소이 한듯한데
- 개회식
- 묵념
- 회장님 인사
- 산악인의 선서
- 강신
- 초헌
- 독축
- 아헌
- 종헌
- 헌작
- 축문소지
- 음복
- 폐회식 순으로 진행을 한다.
오늘 날씨가 완연한 봄 날씨 기분이다.
그 긴 겨울이 이대로 지나가고 이대로 꽃이 금방이라도 피어날것 같은 그런 따사로움을 잔뜩 느끼면서
시산제를 올리는데 마음은 벌써 봄날의 산행을 기대하구 있다.
게다가 바람도 불지를 않아서 자칫 적은 인원에 을씨년 스러운 산제가 될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환한 희망을 품고 제를 올리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자연 축문을 읽어 내려가는 나의 목소리도 희망적인 어조 일수밖에 ...
시산제를 지낸후 음복을 한후 곧바루 오늘의 산행 목적인 낙영산으로 향한다.
낙영산은 시산제 보다는 산악회에서 하계 야유회 코스로 많이들 찾는 곳이라
아마 울 횐님들 적어도 한 두번은 다들 찾은 산이지 싶다.
오늘의 코스는 공림사에서 도명산 가는 계곡길로 오르다 사담재에서 낙영산 오른후
슬림지대를 거쳐서 공림사로 하산하는 원점산행 코스로 소요시간은 대략 2시간 잡으면 될듯하다.
이 코스는 한달에 한번은 찾는 공림사 일정에 따라서 그때마다 만나는 익숙한 코스인데...
멀리서 봤을때는 안보이던 눈이 계곡길로 들어서니 제법 쌓여있다.
아직까지 버틴 눈들은 산님들이 하두 다녀서인지 이젠 얼음으로 변하여 반질반질...
오르는 끝까지 눈으로 덮여있는건 아니기에 아이젠은 꺼내질 않구 걍 올라간다.
날씨가 푹하다보니 쌓여있는 눈의 표면이 살짝 녹으면서
눈이 뽀송뽀송한 느낌이고 그위를 내딛는 등산화 에서는 뽀드득 뽀드득 기분좋은 소리가 들린다.
한 30분을 올라서 사담재에 도착 잠시 숨한번 고른후 곧바루 500m 남은 낙영산으로 오르는데
이곳은 평상시에는 가파른 느낌을 받는 오르는 길이지만
눈이 쌓여 있어서인지 오히려 수월하게 오르고 그 거리두 무척 가깝게 여겨진다.
아무래도 산의 뒷편이 음지인지라 눈의 양이 제법 되기에 마지막 눈산행의 맛을 지대로 느껴본다.
낙영산 정상...
시산제 지낸 과일들을 나누어 먹으면서 속으로 다시한번 올 한해 무사산행을 기원한후 하산을 한다.
낙영산 하산길은 다소 경사도 있고 바위가 많은 편이라서
오늘같이 아직 눈이 쌓여있는 상황에서는 조심을 요하는 또한 중간중간 산길이 헷갈리는 곳이
한 두군데가 있는 그리 만만한 코스는 아니지만 대슬림을 비롯한 군데군데 멋진 조망은
아 이런 멋진 산두 다 있었구나! 하는 감탄을 느끼게두 해준다.
하산 길의 상태가 어떤지 몰라서 선두에 서서 내려간다.
가파른 미끄러운 길은 다행히 없는듯 하기에 하산시에도 여전히 아이젠은 배낭속에...
그래두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으면서 하산을 하다가
넓은 슬림지대에서 풍경도 감상하며 느긋하게 내려오는데 이쪽은 햇살을 받는 양지쪽 이라서
산길이 흙길 반 눈길 반인 상황이다.
겨울산이 좋은점은 눈위에 발자국이 나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는 점인데
살짝 헷갈리는 곳에서 아주 큰 도움을 받을수 있다.
일단 낙영산 하산시 길을 잃으면 바위를 따라서 내려오면 길을 찾을수 있기에
바위 사이로 조심조심 내려오면 될듯 오히려 여름에 길을 잃기가 쉬운 산이다 낙영산은...
여유있게 한시간 정도에 하산을 마친다.
다들 하산을 마친후 점심식사를 예약한 삼태기 식당으로 이동을 한다.
점심 메뉴는 닭도리 탕으로 이곳 음식이 정갈 하면서 맛두 괜찮은지라 다들 시간나면 한번씩 들러 보라고 강추
점심을 하고 윷놀이도 한판 한후 청주로 돌아오는 여전한 봄날의 따뜻한 온기속에서
올 한해 거북이 산악회가 좀더 재정적으로 여유있게 운영 되기를 바래본다.
내 자신이 속한 산악회 라서 그런가?
난 거북이 만큼 깔끔한 산악회가 없다구 자신할수 있는데 왜이리 님들의 발걸음이 힘든지 납득이 안가네...ㅎㅎ
올 한해는 좀더 많은 님들이 함께하는 다소 북적북적한 분위기 속의 산해이었으면 좋겠다.
아울러서 오늘 함께한 님들과 비록 함께하지 못한 님들 모두 올 한해 산복 듬뿍 받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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