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
아직도 남아있는 흰 눈...
따뜻한 남쪽 나라가 그리워지는 찰나에
거북이가 남해 응봉산을 띠운다.
울님들 여전히 이 겨울을 즐기구 있는건가?
당근 님들두 이 긴 겨울에 다소 지쳐서 봄 맞이 산행에 동참을 하리라 기대했는데...
오늘두 정예맴버?만 출동...
대진 고속도로를 타고 사천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주변은
여전히 을씨년 스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요 며칠 포근 하다가 어제 약간 눈이 내린 탓인가?
주변 산 등성이의 눈 색깔이 마치 하얀 분가루 같은 느낌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하는 유명한 월탄의 싯 구절을 떠올리며
첫 휴게소인 인삼랜드 휴게소에 내리는데 바람이 여전히 맵다.
사천ic를 빠져 나와서 남해로 향하는 국도 주변에는
눈들이 듬성듬성 보일뿐 이곳이 남쪽은 남쪽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국도에서 들른 휴게소의 바람은 여전히 매운게 전혀 봄의 느낌을 기대하지 못하게 한다.
드디어 남해 선구리에서 산행을 시작...
얘! 여기 남해 맞어?
따뜻한 봄 산행을 기대한 내 기대는 여지없이 세차게 불어오는
매서운 남해의 바닷 바람에 무너져 내린다.
물론 지난번 산행의 덕유산의 그 칼바람 보다는 한결 순한 바람이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은게 다소 야속한 맘마저 드네...
선구리 - 첨봉 - 응봉산 - 육조능선 - 가천리(다랭이 논밭)
오늘의 산행 코스이다.
안내판을 보니 거리는 8km에 산행 시간은 3시간 으로 안내가 되어 있는데
처음 출발부터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불어오면서 귓볼마저 따가울 정도로 때려댄다.
걍 여기서 차를 타고 다랭이 논밭으로 가고픈 마음이 굴뚝 같지만
설마 산행 끝날때 까지 이런 상태겠어?하는 스스로에 대한 위안을 삼으며
마치 아이가 삐져서 뾰루퉁한 그 표정으로 인상쓰며 올라본다.
다들 바람에 정신이 없는지라 버프에 비니에 뒤집어 쓰니
다시한번 덕유산의 그 차가움이 상기되어 지면서 기운이 쭉 빠진다.
평소같으면 더워서 자켓을 벗느라 멈추는것이 정상인데
다들 갈수록 오를수록 옷깃을 더욱더 단디 추스르니 게속해서 바람이 야속타...
능선에 올라 바람과 싸우다 살짝 내리막으로 들어서니
바람은 어디로 가고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게
기분과 몸이 한층 업이 되어 표정또한 만족한 아이의 표정이 되어 살짝 미소도 베어 나온다.
그저 간사한게 인간 이라더만...
그래두 좋은건 좋은거다...
그것두 잠시 다시 능선에 오르니 숨어있던 바람이 무신 숨박꼭질 하는것두 아닌데
기다렸다는 듯이 덤벼든다.
이걸 잡아서 매칠수도 없구...
첨봉 직전에서 점심을 한다.
다행히 바람이 없는 명당에서? 후배 싼타나가 준비해온 라면을 먹는데
그 뜨거운 국물맛이 국물맛이 너무~맛있다.
여름 산행의 백미는 알탕이요 겨울 산행의 백미는 뜨끈한 국물의 라면 일지니...
점심을 먹고 첨봉에 오른후에는 응봉산까지 계속 암릉이 이어진다.
남해의 대표적인 설흘산쪽의 암릉 보다 오히려 응봉산쪽의 암릉이 더 멋진듯 한데
다소 뿌연한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멋진 남해의 푸른 바다가
선명하게 보이질 않는게 다소 아쉽지만 그 나름대로 멋진 조망이 아닐수 없다.
응봉산 까지 가는 동안에 어느덧 남해에는 봄이 와있다.
그 차갑던 바람도 이미 사라지고 완연한 봄의 느낌이 풍겨나는 애초에 기대했던
봄 산행의 맛을 진하게 느끼면서 나아가니
나도 모르게 흥얼 흥얼 콧노래가 다 나온다.
응봉산에서 가천리로의 하산은 마치 산책로 같은 분위기의 등로이다.
경사도 완만하고 두 세군대 나무 계단도 설치가 되어있어 아주 편하게 하산을 한다.
어느정도 내려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저 아래로 그 유명한 다랭이 논이 보인다.
이전과는 달리 다랭이 논에 농사를 짓는 이들이 줄어 다소 논의 가치가 퇴색되어 가는 현실 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랭이 논은 신기한 풍경이 아닐수 없다.
저 아래 다랭이 논과 그 논아래의 바다를 보면서 내려가는 하산길은
아주 여유로움이 가득 넘치는 기분을 만들어 주는데
끝이 좋으면 모든게 좋다는 말대로 처음에는 다소 추위에 불편도 했지만
어느순간 부터 느껴진 봄의 기운속에서의 응봉산 산행은
그 먼거리를 찾아간 수고로움이 전혀 아깝지 않은 미리 맛본 올봄의 가불? 산행 이다.
세시간 남짓의 여유로운 산행 인지라 시간적 여유도 있기에
섬 산행의 패키지라 할수있는 회를 먹으러 삼천포로 향한다.
회는 전국에서 통영 중앙시장이 가장 값도 싸고 회도 싱싱 하지만
삼천포도 나름 가격대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회도 실컨 먹은후 청주로 들어 오는길...
신탄진 휴게소에서 마지막으로 쉬어 가는데 아까 느꼈던 봄의 기운은 일장춘몽 이었던가?
누가 청주 가까이 왔다구 안할까봐 냉한 한 겨울의 현실이 코끝으로 스며든다.
남해에 두고온 봄의 기운이 금방 다시 그리워 지는
응봉산 산행의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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