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끔은 마주 봐야지...

도.란 2010. 11. 6. 17:05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옆지기 얼굴이 확연하게 떠오르는 사람 얼마나 될까?

아니 최근에 마주 앉아서 옆지기 얼굴 똑바로 쳐다본적이 언제인가?

연애시절 그 알콩달콩 하던 때는 수시로 빤히 들여다 보던 그 얼굴...

그 얼굴이 변한것두 아닐진데 왜? 안보게 된거지?

우리가 옆지기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변해가는 세월속에서

함께 변해가는 모습이 두려워서 라고 주장하는 참 착한 님들과

평소 와이프한테 해준게 별로 없어서 미안해서 못보는 님들과

이젠 뭐 볼거 있겠냐구 생각하며 아예 등한시 하는 님들로 구분할수 있겠다.

그럼 난?

내가 와이프 얼굴을 본게 언제 였더라?

식사를 할때 마주앉은 자리는 아들2 자리이구 와이프는 옆에 앉다보니 얼굴 마주할일 거의 없구

어디 외출을 할때도 누구하나 돌아서서 걷지 않는이상 또한 마주볼일 없구

차를타고 가도 말그대로 옆자리다 보니 이또한 얼굴 본다구 해야 옆모습 뿐이구

행여 등산이라도 갈라치면 그 놈의 보폭이 안맞아서 항시 2~3m는 차이가 나구

그렇게 따지다 보니 얼굴 똑바루 본지두 꽤 오래된것 같다.

어제 저녁을 먹는데 갑자기 와이프가 마주 앉는다.

"당신 얼굴좀 볼려구요."

"갑자기 쌩뚱맞게 얼굴은...저리가 밥 안 넘어가..."

"이러다 얼굴 잊어 버릴것 같아서...내얼굴은 생각나요? 좀 쳐다좀 봐요..."

순간 참으로 간만에 얼굴을 정면에서 보는데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나...

살아온 세월의 무게가 피해 간건가?

연애시절 그 모습 그대로의 얼굴이다.

물론 이러한 의미가 보톡스를 맞았더던가 아님 박피를 했다든가 따위가 아님을 다들 알것이구

어찌보면 연애시절의 모습이 느껴진다는 것은 그후 그 오랜 결혼생활에서 얼굴 볼일이 없었다는 차원일수도 있기에

한편으로는 반성도 해야 하겠다.

이제 까지 함께해온 오늘두 함께하구 있구 내일도 함께할 존재

가끔은 마주 봐주자...

서로가 마주보며 이미 대화를 잊은지 오래인 부부라는 존재지만

그래도 그 얼굴 만큼 이라도 뇌리에 저장해서 언제든 생각날때 떠오르게 해야 하겠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잔재(殘滓)의식...  (0) 2010.11.11
산행 다음날...  (0) 2010.11.10
털어 버릴건 털어 버리구...  (0) 2010.11.04
잘난 놈...잘난척 하는 놈...  (0) 2010.11.03
시월의 마지막 밤...  (0) 2010.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