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군대 한토막...

도.란 2011. 4. 23. 22:57

 

 

남자들이 평생 가도록 안주거리가 바로 군대 생활이다.

한창때 3년을 보내다 보니 갖가지 에피소드가 어찌 없을꼬?

오전에 조카녀석이 모형 항공기 때문에 내가 근무하던 17비를 간다기에

아들1도 만날겸 동행을 한다.

세월이 흐름에 군대도 예외는 아닐쏜가?

신축 건물들이 많다보니 다소 헷갈린다.

27년전 근무하던 곳...

지난 군 생활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수많은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만 올려본다.

 

우리가 또 쫄병때는 별 기억이 나질 않구 고참때 기억만 나는지라

잠자기전 점호라는걸 받는다.

그날따라 소나기가 퍼붇는 칠흙같은 어두운 밤

유난스레 맹꽁이가 울오댄다.

맹꽁~ 맹꽁~ 맹꽁~

"야! 막내..."

"네 이병 신 **"

"막내 너 저 맹꽁이 소리 들려? 안 들려?"

"네 잘 들립니다."

"고참들 어디 시끄러워 잘수 있겠냐? 너 점호 끝나구 나가서 맹꽁이 잡아와라."

"네 알겠습니다."

점호가 끝나구 한참을 자고 있는데 누가 나를 깨운다.

"한 병장님...한 병장님..."

이건 전시 상황두 아닐진데 감히 고참을 깨우다니...

"뭐야? "

"네 신 **입니다.한 병장님 맹꽁이 못 잡았습니다."

"야~~ 불켜봐..."

내무반이 난리가 난다. 한 밤중에 훤하게 밝혀진 내무반 막내가 홀딱 비에 젖어서

오돌오돌 떨면서 맹꽁이를 못잡아 와서 무척이나 쫄아있다.

이룬...아니 녀석은 진짜루 맹꽁이를 잡으러 돌아 다니다 온거다.

아 이런 고참이 농담으로 잡아 오라고 한 맹꽁이를 잡으러 비맞으며...

"야 김 상병..."

"상병 김 **"

"야 얼른 막내 데려다 씻겨와라."

막내는 고참이 데려다가 샤워를 시키구 홀딱젖은 군복은 바로 위 고참한테 빨아 주도록하고

내무반에서 가장 로얄석인 내 자리에서 푹 재웠다.

다음날 혹여 막내가 김기라도 걸리지 않았을까? 하고 내심 걱정 했는데

역쉬 아직은 군기가 팍팍든 때인지라 끄떡이 없다.

갑자기 한 밤중 청승맞게 맹꽁이 잡으러 헤매면서 내 욕 무쟈게 해댔을 막내가 그립다.

허긴 뭐 그 사건 이후로 특별히 신경써 주었으니 그닦 미안한건 없지만...

내가 누비던 그곳을 울 아들1이 누비다 이젠 녀석도 제대가 목전이다.

수많은 청춘들이 바꿔가면서 근무하던 그곳...

평생 잊을수 없는 추억의 장소...

이 다음 울 아들 녀석두 지 아들 만나러 오게 될련가?

스치는 차창으로 함께한 고참들 그리고 쫄따구들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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