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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버지...팔순의 생신 축하 드리오며...

도.란 2011. 8. 2. 16:40

아버지...

1930 년 바로 오늘 당신께서 태어 나셨습니다.

일제 침략기의, 역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암울한 시대때의 탄생은 

당신의 삶이 앞으로 녹녹치 마는 않을것 이었음을  쉽게 짐작이 되었겠죠.

내가 주인이 될수없는 내나라에서 소년시절을 보낸 당신의 어린시절의 사고는

과연 어떤 생각 이었을까 무척 궁금이 여겨 집니다.

사범학교를 졸업하시고 교편생활을 하다가 당신은 6.25 를 겪으셨죠.

당시 선생이라면 무조건 끌려가는 상황에서의 피난생활...

물론 당신보다도 그 당시 고위 공무원 이셨던 할아버님이 더 큰 위기였지만

암튼 두분이서 겪은 동굴에서의 피난 생활은 어린 저에게 나라란 힘이 있어야 하는것 이라는 가르침 주셨습니다.

 

제가 성장해 가는 동안에 당신의 영향은 어떤것 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기실 지금에야 교직이 대우받고 선망의 대상인 직업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그 조건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제가 잘안답니다.

그래도 당신께서는 지금은 거의 불가능한 40세에 교감 발령, 49세에 교장 발령...

이후 65세의 정년에 이르기 까지 탄탄한 공직생활을 원 없이 하셨죠.

제가 막상 교직의 경험을 해 봐서 알지만 실로 대단한 출세? 였습니다.

건강도 무척 자신한 당신이었지만 정년을 앞둔 시점에서

당시 90연세의 할아버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큰 일을 겪으시며

당신은 건강이 안 좋아 지셨죠.

지금까지도 좋지않은 건강때문에 말년을 당신이 계획한 데로 삶을 영위해 나가지 못 하셔서

저도 그 점이 늘 안타깝습니다.

 

전 지금도 제가 고등학교를 타지에서 다닐때 3년 동안 2주에 한번씩 보내주신 서신이 생각 납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늘 자식을 염려해 주신 서신 덕분에 무사히 고교생활을 보냈습니다.

결코 쉽지않은 2주마다의 서신을 통해 별로 대화라는것이 없었던 부자간의 정을 느낀거죠.

집안의 종손인 제게 적어도 어떤 기대는 하셨을 텐데

결코 무엇이 돼라..어떤 삶을 살아라..하는 부모로써 자식에게 한번쯤의 요구가 있을법도 했는데

당신은 늘 모든것을 부족한 제가 알아서 하라는 말씀 이셨습니다.

 

아버지...당신께서 오늘 팔순 이십니다.

환갑때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칠순때는 건강이 안 좋으셔서 잔치상 한번 못 받으신게

이 자식 입장에서는 못내 마음이 걸립니다.

사정상 기.제사를 모시는 이 아들에게 부담을 주셨다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왠만큼 기력이 있으신 지금 팔순 상이라도 차려 드릴 생각이었는데...거절 하시고...

이젠 이 아들은 여벌이고 장손만 최고로 아시는 아버지..

장손이 중간고사라 못 내려 왔다고 정식 생일상은 녀석이 온후로 미루신...

이 못난 아들은 그저 멱국 한그릇 함께하고 미안한 맘 글로 올립니다.

 

아버지...

당신이란 존재가 계시다는 것 만으로도 제겐 힘이요, 기쁨이요, 바람막이랍니다.

부디 오래 오래 건강 챙기셔서 제곁에 그 사랑하는 손자곁에 있어 주십시요.

이 조국의 역경과 발전을 동시대에서 살아오신 당신이기에

부디 오래 오래 우리곁에서 부족한 후세대들의 삶의 좌표가 되어 주십시요...

아버지...사랑 합니다.  

 

 

 

 

출처 : 청주 청우 산악회
글쓴이 : 아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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