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 오면 산악회마다 설악산 단풍을 잡는다.
본인이 카페에 관여하고있는 거북이 산악회도 매한가지 무박산행을 계획한바
설악 무박하면 당연 공룡과 천불동 코스로써 시기적으로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니
배낭매고 동참하지 않을수 없다.
더구니 산행 코스가 한계령에서 출발을 하는데
한계령에서 출발한 경우는 이전에 귀때기 청봉때 가본적은 있지만
대청봉 방향으로는 처음이기에 자못 기대감도 가져본다.
11시에 체육관을 출발한 애마는 어둠을 달리고있다.
산행을위하여 눈좀 부칠려구 하는데 나이를 먹어서 인가? 잠이 쉬 오질 않는다.
원주 휴게소에서 한번쉰후 2시가 좀 넘어서 한게령에 도착.
이곳에서 아침을 먹는단다.
순간 아차 싶은게 한게령의 그 거센 바람에 어찌 먹을수 있겠는가?하는 걱정이 드는데
다행히 오늘 한게령은 고요한 바람이 거의 없는 드문 모습을 보여준다.
거북이가 준비한 올갱이 국으로 아침을 한후 2시5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한계령에서 108계단을 올라서 능선과 만난후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 되는데
이건 무박 산행이 늘 그렇듯이 한밤중에 뭐가 보여? 그냥 앞사람 후레쉬불빛 따라
아무생각없이 멍청하게 앞으로 나아갈뿐...
일찍 시작한? 산행 덕분에 한 3시간은 이렇게 주변 경관 못보구 오직 길따라 나아갈걸 생각하니
그 멋진 한계령의 조망을 놓치는 것이 못내 아쉽다.
힘듬에 잠시 멈춰서 사방을 둘러 보았자 칠흙같은 어둠만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홀로 이 세상 어둠을 지켜보구 있을 뿐이다.
냉랭한 온도에서 차갑게 전해져 오는 달의 기운이 진하게 느껴진다.
헌데 한계령 능선이 원래 이리 돌길 이었던가?
3주전 지리산 산행때 돌길로 무척 고생?했는데 출발시 부터 별루 컨디션이 안좋다.
3주만의 무박 산행이 좀 무리인가?
산행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살짝 쥐가나는 느낌이다.
애휴 이거 오는 잘못온거 아녀?
내 생각이야 어떻든 발은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간다.
곧이어 한계령 삼거리가 나오구 잠시 숨고른후 다시 어둠속으로...
어느 순간인지 어둠이 밝아오는 아침에 밀려간다.
개인적으론 이시간을 좋아한다.
어둠이 밀려가면서 그 흔적위로 밝음이 오버 랩되는 이 상황은 묘한 느낌을 준다.
끝청에 오른다.
이젠 완연히 밝아진 설악의 장관이 눈에 들어오니...
그 장엄한 설악의 모습에 나 자신을 동화 시키면서 말 그대로 호연지기를 담아본다.
저 멀리 이젠 절정의 단풍에 물든 설악의 풍경은 실로 이 힘듬을 상쇄시켜 주고도 남음이 있다.
분명 디카를 시간이 나오도록 조정을 했는데 이글을 쓰면서 확인하니 시간 설정이 안되어있네...
애구 이 머리로는 시간 개년이 어려운데...
암튼 다시 중청으로 향하고 역시 중청에서 변함없는 설악을 실컨 담구서
다시 소청으로 ...
소청으로 내려가는 길에서의 설악의 풍경은 실로 뭐라 할수없는멋진 모습이다.
저 멀리 눈에 들어오는 마루금...
파노라마로 이어져 잇는 멋진 웅장한 모습의 봉우리들...
실로 가슴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소청으로 향하는 도중에 공룡과 천불동 코스인 희운각 가는길과 봉정암 가는길이 나누어 진다.
오늘 난 그간 몇번 만난 공룡은 다음 기회에 만나기로 하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봉정암으로 가서 다시 오세암으로 거기서 마등령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한다.
이 코스는 거의 불자들만 다니는 길로써 산님들은 가본 경험들아 거의 없는 길이다.
혼자만의? 외로운 길이라 다소 걱정도 들었는데
거북이 에서 아끼는 후배 싼타나가 동행을 해준단다.
애구 이길이 아름다운 길인지 아니면 볼것 하나없는 길인지를 모르는데
동행해준 기환이를 봐서라도 멋진 길 이기를 바래본다.
멋진 설악의 조망을 게속 보면서 봉정암에 이른다.
아까 희운각으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1.1km 였지?
봉정암으로 내려서는 길은 설악의 내부라고 보면 되는데 이는 이후 부터는 설악의 조망을 못본다는걸 의미해준다.
3년전인가? 화요 에서 무박으로 산행을 하다가 들른적이 있는데
간만에 다시 찾으니 반가움이 전해지고 아까부터 계속 살짝살짝 나는 쥐가 걱정되어
산행시작후 처음으로 아스피린 한알 입에 물어본다.
다행히두 함께한 후배가 봉정암이 맘에 드나본다.
그래두 그리 좋아하니 맘이 편한지라 대웅전 가서 부처님께 무사 산행두 빌어보두
저번에 시간이 없어서 들르지 못한 사리탑에 오르는데 그 조망이 또한 죽여준다.
언제 한번 산님들과 함께와도 좋을듯한 여정이라는 생각이다.
아껴두었던? 커피 한잔 나누면서 이얘기 저얘기 나눈후 드뎌 오늘의 메인 코스인 오세암 가는길로 들어선다.
봉정암에서 오세암 가는길은 거리는 4km인데 여기저기 검색을 해도 산행 시간과
산행의 느낌이 올라온 내용이 없다.
그만큼 불자들이 불공을 드리러 오세암에서 봉정암갈때 이용하는 길로써
일반 산님들은 별로 찾지않는 길이기에
오늘 아주 자세히 정보 제공 차원에서 올릴까 한다.
일단 봉정암에서 출발을 하면 급경사의 하산길이 계단으로 이어 지는데 그 경사가 만만하지 않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불자님들 대게가 그렇듯이 나이드신 아주머님들인지라
아주 힘들게들 올라 오신다.
저 연세들에 무얼 빌러 봉정암을 가시는가?
다시한번 평생 자식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자세에 숙연한 마음도 느껴진다.
일단 어느정도 까지 내려온후에는 다소 평탄한 길이 이어지는데 다소 오르락 내리락이 전개 되다가
한 1km 정도 지난후 가파른 고개가 하나가 나온다.
비록 물은 없지만 계곡길이라서 인지 단풍이 멋지게 피어있다.
햇살에 비치는 붉은 투명함이 빛나는 단풍은 정말 예쁘다.
피곤이 몰려오구 출발부터 좋지 않았던 다리가 한발 한발 내딜때마다 오른쪽 다리 무릎 옆쪽에 통증이 심하다.
단풍이 후드러지게 피어난 모습에 잠시 잊었다가 다시 오르막길이면 통증이 오고
하난의 힘든 고개를 넘고 나니 이제다시 오르락 내리락...
거리에 비해 시간이 늘어진다.
4km면 2시간이면 속된말로 떡을 칠텐데 진도 열나게 안나가네...
거의 다온거 아닌가? 할정도로 오래 걸은것 같은데 이정표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봤더니
이런 제기랄...아직두 2km 남았단다. 너 제대로 표시 한거니?
한걸음 내딜때마다 찌릿하게 전해오는 그느낌이 실로 짜증이 난다.
어느정도 가다보니 또 하나의 험한 오르막이 나온다.
쉬엄쉬엄 오른다.
오세암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도저히 배가 고파서...
싼타나와 함께 점심을 하구 ㅎㅎ 그래도 과일 이라구 어디서 사온건지
참으로 아니다 싶은 복숭아두 맛있게 여겨지는데 도대체 얼마 남은거니?
점심후 또 하나의 오르막을 오르고 나서 드뎌 오세암...
시간을 보니 12시가 넘었고 공양을한다.
이룬 좀전에 밥만 안먹었어도 공양을 하는건데 아깝다.
시간을 따져보니 거의 3시간 정도 걸린것같다.
여기서 봉정암에서 오세암 가는 님들을위한 정보..
공룡 보다는 쉽다고 여길수는 읶지만 그 길이 결코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는 길이고
4km 거리에 3시간 정도로 여유있게 산행 한다면 여기면 편할것이다.
험한 오르막은 4개정도로 보면 될것이고...
오세암은 규모도 작은 주변 경관도 그냥 평범한 암자로 여기면 되는데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 나와서 누구나 다 익숙한 암자이다.
오세암에서 식수를 충분히 보충 한다음 드뎌 마등령 오르는 길로 들어선다.
1.4km 검색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치고 오르는 길이라서 걱정도 들었지만
이길만 오르면 이제 다온거라는 사실에 힘을 내본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오를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데
어느정도 가니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도대체 그 끝이 나오긴 나오는 건가?하는 의구심도 들구
도중에 이정표가 보여서 제발 하는 심정으로 거리를 확인하니
이룬 겨우 400m 왔단다...당체 어이가 없어서...
아 언제 1km를 올라가냐?
여전히 오를때마다 내딛는 오른쪽 다리는 찌릿거리는게 죽을 맛이라는게 이런 맛일거다.
바닥난 체력에 100m마다 쉬고 오른것 같은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법...
거의 한시간 반 정도 걸린것 같다. 그만큼 오름에 힘든 코스엿다.
드뎌 능선 정상을 만난후 평지길을 조금 가다보니 산님들 소리가 들리는게
마의 오름이 끝난다는 기쁨에 희열조차 느껴진다.
앵?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라 했는데 거북이 산대장님 아닌가?
공룡을 넘어온 자랑스러운? 울님들 모여있네...?
우리도 지쳤는데 공룡팀은 오죽 했을까?
다들 후줄그레한 표정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여기서 대견한사실하니 울 횐님들 가운데 한명인 토끼가 공룡을 타고 조 뒤에 오구 있단다.
ㅎㅎ 대단한 토끼 아마 스스로에 대한 자부감이 만땅 느껴지리라...
내가 처음 공룡을 타고 느꼈던 그 자부감이...
토끼야 실컨 느껴두돼...이 자리를 빌어 축하 한다는 인사 전한다.
그간 마나지 못했던 설악의 장엄한 주봉들이 보이는마등령 조망을 한껏 담은후
비선대로 향한다.
잠시 잊었었는데 마등령에서 비선대 가는 길은 비록 게속되는 하산길 이지만
거리는 3.6km로 별루 아니지만 계속되는 돌 길이다.
언제부터 이리 돌길로 거의 도배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국립공원 관리소에 예산이 넉넉치 못하다 보니
게다가 산님들은 줄창 찾아와서 그 길을 지나다 보니 만만한게 돌길인지라
엄청나게 돌들 뿌려 놓은것 같다.
한발한발 하산시 내디딜때마다 다리는 아예 감각이 없을 정도이고
장시간의 산행에 따른 발가락의 피로함에 이젠 발가락 발바닦도 쑤셔댄다.
당근 허리마저 쑤셔 대는데 이건 정말 최악의 하산이다.
이건 아니지...정말 아니지...
적어도 설악 하면 지리하고 더불어 대한민국 대표산인데 이따위로 돌길 천지로 만들어 놓다니
왠지모를 분한 마음이 살짝 일어난다.
역시 마찬가지...한참을 내려 왔다고 생각하면 겨유 몇백미터...
그래두 어찌어찌 내려와 비선데 400m푯말이 들어온다.
그래 다왔구나 하는 생각에 므흣해 하지만
아니 무신 400m가 한 4km는 되는듯하다.
씨부씨부 하면서 내려오니 비선대다...
그 멋진 계곡의 풍광에 마음을 놓구서 한참을 쉬어간다.
비선대 하산길에서 앞서 갔던 싼타나가 기다려줘서...설악동으로 다시 함께한다.
늘 느끼는 거지만 비선대에서 설악동 가는 길은 물론 멋진 길이기도 하지만
학창시절 수학여행 왔을때 이후 아이들 데리구 수학여행 왔을때 등등의 추억이 머물러 있는곳이라
이 길을 걸을땐 늘 추억에 잠기면서 걷는 정말 포근한 느낌의 길이다.
한계령에서 시작 거의 14시간의 산행 이었다.
다행히도 도중에 단풍도 많이 만난 멋진 오늘의 산행...
이제는 무박 산행은 자제해야 겠다는 마음도 들었던 산행 이지만
그래도 모든걸 끝냈다는 후련함과 안도감에
그당시 느꼈던 마음 담아서 후기 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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