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하는 이야기 지만 우리에게 영원한건 없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그 끝이 있기에 지금의 아픔도 언젠가는 끝이 날것이고
그러다보면 새로운 기쁨도 찾아 올수도 있는것...
그간 몰아치던 한파도 어제 입춘을 만나서 한풀 꺽이더니
오늘도 햇살이 가득 전해지는 푸근한 날씨일듯 하다.
아부지 가신지 2주가 흘렀다.
처음 한주는 장례를 치르느라 정신이 없다보니 당신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가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자꾸만 생각이 난다.
은근 저 밑에서 부터 아련해지는 그 느낌...
가만 추억에 잠겨본다.
이후로 자주 아부지와의 추억을 기회가 되면 올리겠지만
지금 당장 생각 나는건 내가 초딩 2학년때 일이다.
당시 아부지는 보은에서 상주 나가는 도중에 자리한 보덕 중학교에 근무중 이셨는데
여름방학때 아마도 무슨 중요한 서류를 집에 놓구 가셨던것 같은데
나보구 그 서류를 갖구서 학교로 오란다.
당시 시외버스 주차장이 사직동 두산 위브 자리에 있었고
집에서 걸어서 아이 걸음으로 한 40분 정도?
서류를 들고 난 씩씩하게 길을 나섰다.
발걸음이 가볍다. 왜냐구?
그렇게 백원만 백원만 달래구 해두 들은척 안하시던 엄니가 일아서 목돈을 챙겨 주시니
나중에 어린 장손 혼자 그 먼길 보냈다구 울 엄니 할아버지한테 작살 나셨다네..
주차장가서 보은가는 버스를 타고 보은서 다시 상주가는 버스로 갈아타서
보덕 중학교 에서 내려 달라면 된다면서 엄니는 큼지막하게 메모를 해주시면서
그 당시는 안내양들이 있었는데 안내양 누나한테 보여주면 알아서 내려 줄거라고
어찌보면 그 당시에 다소 먼길 보내기엔 어린 나이? 였지만
갈 사람이 나밖에 없는걸 ...
워낙 오래된 추억이라 희미하지만
암튼 보은에 무사히 도착 상주가는 버스를 타는데 연결이 바로 안되어
한참을 기다린것 같다.
아부지 서류 보다는 돈을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걱정을 더 하면서서
두둑한 심부름값? 으로 아이스크림 신나게 사먹구...
보덕 중학교가는 버스는 만원이었다.
난 어린 마음에 자칫 사람들 틈바귀에서 목적지에서 내리지 못하구 지나칠수도 있다는 걱정에
몇번이구 안내양 누나한테 확인을 했던것 같다.
당시 장마가 끝난지 얼마 되지를 않아서 버스가 학교앞까지 못가구 마을 입구에서 내려 주었다.
난 학교에서 바루 내린다는 사실에 걱정을 안하다가
학교를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심난해 지면서 걱정도 밀려온다.
암튼 한 방향으로 가구 있었는데 저 멀리서 아부지가 오신다.
그때의 반가움이란...
그날 아부지랑 하룻밤 함께 자구 다음날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는
나름데루 그 먼길 혼자서 무사히 다녀왔다는 사실을 은근히 뽐냈던
아부지하구의 추억하나가 생각 나면서
그때의 당신 모습이 떠오르면서 당신을 보낸 현실에
가슴이 짠해오는 일요일 아침이다.
(현 보덕 중학교 전경...)
'일요일 아침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요일 아침에... (0) | 2012.02.19 |
---|---|
일요일 아침에... (0) | 2012.02.12 |
일요일 아침에... (0) | 2012.01.22 |
일요일 아침에... (0) | 2012.01.15 |
일요일 아침에... (0) | 2012.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