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부지 49제이다.
근래들어 따뜻했던 날씨가 어제 저녁부터 갑자기 쌀쌀해 지더니
오늘 아침에는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되어
다소 심난한 맘으로 집을 나선다.
상당산성 지나서 미원 가는길에 눈발도 간간이 날린다.
아부지 장레식날 에도 눈이 펑펑 내렸는데 3월 중순에도 눈 발이 내리더니
울 아부지가 눈을 평소에 좋아 하셨던가?
예전에 눈길과 관련된 글을 쓰신걸 읽은 기억이 나는걸보니
눈을 좋아 하시긴 좋아 하셨나부다.
49제는 사실 불교 용어로 불교에서 나온 의식이며
제례를 주관하는 유교에서는 없는 의식이다.
굳이 49제를 집에서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난 평소 즐겨찾는 공림사에서 지낸다.
10시에 의식이 시작이라서 오늘 태울 옷가지 등을 준비해서
한 30분 일찍 공림사에 도착을 한다.
형편이 되어 참석하신 친지들두 10분전에 모두 도착 대웅전 법당으로 향한다.
원래 49제는 일주일 마다 절에가서 의식을 행하는데
도합 7번을 행하면 49일이 되는 날 끝나게 되는데
요절같은 불상사로 인한 경우가 아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호상인 경우는
마지막 49일에 한번 지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다.
나같은 경우도 49일날 한번 지내는 걸루 하였는데 이왕이면 7번을 다 해드릴걸 그랬나? 하는
자식된 도리로써 생각도 하긴 했지만 한번만 해드려두 괜찮다는 생각이 더욱 크다.
고인에 대해서 비용을 따지기가 좀 그렇지만
49제 비용도 그리 만만치가 않구 (제대로 7번 다하는경우 천만원 정도)
그래두 공림사는 주지스님이 많은 편의를 베풀어 주셔서
일반적으로 타 절에 비하여 다소 적게들어 간다고 볼수있다.
49제가 일단 시작이 된다.
절차에 따라 진행이 되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법당안이 무척 춥다.
나야 상관 없지만 어른들이 고생을 하시는것 같아서 괜시리 미안한 맘이 들고
아마 이래서 봄에 돌아 가시는 분들이 복 받았다는 말들을 하나부다.
의식은 10시에 시작해서 12시 10분 쯤에 끝이 났는데
추운 상황에서 두시간이 넘는 의식에 다들 몸들이 별루 안좋은것 같다.
천도에 대한 불공을 드린후 다시 영가에 대해 제사를 지낸후 고인의 유품들을 소각 시키는 걸루 끝이난다.
다소 낯설은 불교의식 인데다 잘 모르는 불경을 독송 하는지라
두시간 이라는 시간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더구나 법당 마루의 찬 기운이 전해져와 온몸이 굳어져가는 느낌마저 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시간 정도의 천도제가 딱 좋을것 같은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부지에 대한 추억등을 생각하며 고인을 기리는 시간보다는
낯선 의식이 언제 끝이날까?하는 쪽으로 신경이 더 쓰인다.
여기서도 다시한번 써먹는...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법...
천도제도 끝이나고 공야을 하러간다.
절간 공양이야 다들 아실테지만 일반인에게는 별루 맞지가 않는법...
그래두 이몸은 꾸역꾸역 젯밥까지 챙겨서 공양을 한다.
공야을 한후 한시가 좀 넘어서 모든 행사를 끝내고 각자들 집으로 향한다.
날씨만 좋으면 대청댐 이라도 모시구 가서 커피라도 함께 햇으면 좋았을 텐데
멀리까지 와주신 어른들께 인사 드리구 엄니 모시구 오는데
아무래두 작은 어머님들이 뭔가 아쉬우셨는지 도중에 엄니를 픽업해 간다.
그렇잖아두 오는 엄니 심난 하실거 같아서 울 식구들 놀러갈까 했는데...
피곤해서 집에 가자구 하시던 울 엄니 언능 차를 옮겨타구 떠나시네....ㅎㅎ
아부지!
이젠 정말 이승에서 떠나 가신겨?
그나마 자식과 손주들 지켜보심두 이젠 끝이 난 겨?
천도제 내내 아부지 영정사진 보면서
아부지 하구의 추억들 떠올리며 아부지 생각 많이 할려구 했는데
워낙 법당이 추운지라
언능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죄송혀...
아무쪼록 울 아부지 편한 세상으로 잘 가셨으면 좋겠는데...
난 아부지 보구 시프면 다행이 블로그에 이전 동해안 여행 후기에 아부지 사진 있어서
그거보면 될것 같아...
아부지...눈 좋아 했었나?
솔직히 장례식 직후 보다 요즘 더 생각이 많이 나네...
울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네...
지금 막 아부지 사진 보는데 아부지 없다는 사실...
실감이 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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