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간만에 맞이하는 여유...

도.란 2012. 3. 22. 09:50

 

그간 목요일 아침마다 산행 준비에 부산했다가

오후에 볼일이 있어서 산행을 하지 않으니 아침이 여유롭다.

촉촉히 내리던 봄비가 지금은 그치는것 같은데

모쪼록 오늘 산행 떠난 님들 날씨 때문에 고생?들 안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은 뭐랄까?

마치 학창시절때 몸이 아파서 하루 쉬면서 친구들 다 학교에 있는데

나 홀로 덩그러니 남아서 느끼는 여유를 느낀다구나 할까?

왠지 그냥 하루를 혼자서 실컨 싸돌아 다니면서 즐긴다구나 할까?

괜시리 하루를 꽁으루 벌은듯한 여유가 전해진다.

 

이런 경우를 우린 하나의 일탈이라고 설명을 할수가 있겠는데

늘 하던 패턴에서 살짝 벗어난 일탈은 분명 나름의 맛이 있다.

요즘 유행하는? 밀크로 만든 프림 커피도 한잔 마시면서

지금은 그쳤지만 금방 이라도 다시 주룩주룩 비가 내릴것 같은 하늘도 보고

며칠간 감기 기운으로 인하여 묵직하게 느껴졌던 머리도 회복 시켜보고

이순간 텅빈 공간에서 혼자만의 존재가 묘한 느낌이 든다.

사실 아침에 홀로 우암산 이라도 오를까? 생각 했는데

지금 이 분위기에서 느끼는 이 기분도 괜찮은것 같아서

그냥 눌러앉아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겨든다.

처음에는 이렇게 찾아온 여유에 대하여 나름 많은것을 할것 같아도

실상 시간이 흐르다보면 특별히 한것도 없이 보내는게 일반적인 상황일것 같기에

별 욕심 부리지 않고 그냥 자연스레 맡겨 볼란다.

 

짐 막 엄니한테 전화가 온다.

" 산에 갔냐? "

" 아뇨 엄니 오후에 일이 있어서 안 갔슈 "

" 그래? 잘했다 날두 구진데...점심은? "

" 엄니 집에 계실겨? 그럼 점심 같이하지... "

" 그럴래? 시간 되는거냐? "

애구 나두 참 불효 막심한 놈인것 같다.

이렇게 여유 타령을 할게 아니라 혼자이신 엄니를 챙겼어야 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느낌은 시간이 갈수록 힘든것 같다.

시간이 가면서 그 존재감을 잊어 가는건 인지상정 하지만 그에 따른 추억도 또한 새록새록 생각나기에

아부지 49제때 날씨가 너무 추웠던 탓에 울 엄니 독감으로 고생 하시다

이제사 겨우 거동을 하는데 오늘같이 혼자서 하루종일 집에 게실려면

날씨도 꾸물한데 그 맘이 참으로 심난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든 셋에 가신 울 아버지 어찌보면 주어진 생을 다하구 가셨다고 볼수도 있지만

아직 그 이상의 나이에도 건강하신 어른들 보면 넘 일찍 가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구

일년은 남은 사람 잘 챙겨야 한다고 다들 말하는데

내가 넘 엄니를 신경 안쓴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보구

그런저런 생각에 갑자기 우울모드로 ...

애휴 이런 생각 떨치기 위해서는 오늘 점심은 아주 매운걸루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