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진 김에 쉬어가라 라구 했던가?
목요일은 정기산행을 하는 날인데 오늘은 오후에 미팅이 있는 관계로
여수 향일암으로 떠난 거북이 님들을 부러워 하다가
걍 우암산이나 오를까 하구 생각을 하는데
칭구녀석 전화가 온다.
" 오늘 어느산 갔냐?"
"오늘 오후에 미팅이 있어서 몬갔다..."
"그래? 간만에 땀이나 뺄까?"
"됐다...걍 우암산이나 갈련다."
"우암산은 무신...너 마패봉 가봤냐?"
"마패봉? 아니 아직 몬갔는데..."
"넌 맨날 산에 다니면서 마패봉도 안가구 뭐했냐?"
아니 이게 누굴 국립공원 공단 직원으루 아나...?
아니 나는 모든 산을 다 가야만 하는거냐?
무슨 산 하면 거긴 몇년도에 갔던 산 이렇게 얘길 해야 하는 거냐?
누굴 산에 아주 사는 놈으루 아나...ㅎㅎ
마패봉을 갔다 오자구 한다.
보통 산님들은 신선봉과 마패봉을 연계해서 산행을 하는데
검색을 해보니 마패봉만 달랑 만나고 와두 될것 같아서
이왕이면 안가본 산이 낫지 싶어서 정보에 의거 사문리 탐방지원소로 향한다.
ㅎㅎ 녀석 작년 지리산 종주? 함께한 이후로 마이컸다.
사문리 탐방 지원소가 어딘가? 했더만 송계계곡 월악산 미륵사지 입구 직전에 있는
달랑 건물하나 있는 탐방소인데 그간 수없이 지나 치면서 이것이 탐방소 인줄 처음 알았다.
사문리 탐방소에서 마패봉 까지는 2.3km 산행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안내를 한다.
탐방소에서 시작되는 등로는 살짝 아주 살짝 오른후 산책길 수준의 등로가 1km 이어진다.
화욜 환산 산행에 비하면 이건 완전 평지길 수준인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진달래가 많은 봄에 진달래 피어나면 정말 멋질것 같지만
오늘 이순간은 영 조망이 아닌것 같다.
한 1km 정도 지난후 경사가 시작 되는데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는 제법 빡신 느낌이 들 정도의 등로이다.
치고 오르는 길에 군데군데 눈이 쌓여 있는지라 포근한 오늘 날씨에
녹구있는 눈을 밟으니 그 감촉이 새롭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등로가 군데군데 질퍽이면서 미끄러운 구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땅질은건 정말 질색인지라 진도가 영 더디다.
이 코스는 산님들이 별로 찾지않는 코스라서인가?
등산로 정비도 별루이고 조망도 역시 그냥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두 칭구와 함께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오르는 맛이 있어서...ㅎㅎ
안내판에 정상이 0.8km가 남았다고 하는데 여기서 부터는 다소 힘들게 느껴질수도 있는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 지기에 다소 빡빡하게 올라간다.
질척이는 땅과 협소한 등로로 인하여 시간이 다소 지체된다.
계속해서 조망도 탁트인 시원함을 주지 않기에 님들에게 별루 추천하고픈 코스는 아니지 싶다.
그래도 어찌어찌 오르다보니 드뎌 마패봉 정상에 도착 정상석에는 마역봉 이라고 적혀있다.
정상에 서니 사방으로 펼쳐진 산들이 보이고 이제야 맘이 좀 탁 트이는 느낌이다.
저 멀리 월악산 영봉도 보이고 문수봉 그리고 주흘산 부봉도 눈에 들어온다.
신선봉이 1.3km ..
맘이야 당장 다녀오구 싶지만 시간상 ...
대충 준비해간 점심을 한후 바루 하산을 한다.
당연 원점산행인데 이상하다?
아까 오를때 질어서 고생한 구간이 보이질 않는다고 여기는 찰나에
" 야...여기 우리가 온길 맞어? 아닌거 같은데..."
헉! 이룬 칭구녀석의 말에 나도 어딘가 이상하다 싶은게...
ㅎㅎ 달랑 마패봉을 오른 길인데 알바라니...
우린 부봉을 향하여 가구 있었던 것이다.
녀석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더 가다가 돌아 왔을까? 고맙다 칭구야...ㅎㅎ
한참?을 내려간 길을 다시 오르려니 영 죽을 맛이다.
반주로 곁들인 맥주 한잔에 배는 부르고 애구 오늘 영 아니 올씨다 딱 그런 기분이다.
다시 찾은 사문리 탐방소 내려가는 길...
오를때 고생하던 그 질척이는 길이 이리도 반가울 줄이야...
다시 군데군데 쌓여있는 눈을 밟기두 하고 발루 헤쳐놓기두 하면서 가파른 하산길
조심조심 내려 오는데도 순간 미끄러워 휘청 하기도 하구...
드뎌 경사진 길이 끝나고 평지의 하산길을 만난다.
살짝 긴장했던 마음을 풀고 여유를 느끼면서 마치 오솔길 산책 하듯이
이제 막 몽우리 올라오는 진달래도 만져주면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
하산 끝...
그놈의 스케줄 때문에 돌아오는 길 괴강 매운탕도 못먹구 서두른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다녀온 마패봉...
난 새로운 산을 만났다는 사실에 기뻤지만 내가 서두르는 통에 정신없었던 칭구에게 미안한 맘이다.
" 미안하다...대신에 올해 니가 원하면 지리산 종주 또 한번 같이 해줄께...ㅎㅎ"
산행 하기에 정말로 끝내준 날씨속에서 만난 마패봉...
다음에는 신선봉과 함께 만날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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