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봄비가 줄기차게 내린후 야심한 밤에 그쳐간다.
시원한 바람이 동반되는 이러한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왠지 블로그에
불하나 밝히지 않을수 없게 만든다.
살짝 답답함에 창문을 활짝 열어 놓으니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에
살짝 지친 육신 이지만 머리는 맑게 느껴지는게 괜시리 기분이 업되어진다.
개인적으론 이러한 상황에서 뭔가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데
이 애틋한 감정은 그리움으로 이어져서 오랜만에 흠뻑 감성에 젖어 볼려고 작심을 한다.
피 천득님의 아사코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인연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것이다.
아사코 처럼 어느정도 공유한 시간의 만남에 대한 인연이 아닌 살아 오면서
어찌보면 스쳐 갔다고 해야할까?
짧지만 기억에 남아 오늘같은 감성적인 상황에서 생각나는 인연을 생각해 본다.
그러구보니 인연이란 상호간에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 상황아래서 전개 되어진다고 볼때
오늘 등장하는 인물은 이름두 성도 모르는 그냥 여자였다는 사실 하나만 알구 있는 상황이니
인연이라고 볼수도 없겠지만 그래두 억지루 나름데로 인연이라구 설정해본다.
군 제대 하던날...
난 앞으로의 인생 설계?를 한답시구 강릉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당시 예천에 아는분이 계셔서 예천으루 갔다가 예천에서 직접 강릉가는 기차가 없어서 였던가?
영주까지 나와서 강릉가는 기차를 탔다.
한 겨울이라서인지 강릉행 열차는 한산 하였고
좌석은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좌석이 비어있기에 아무 생각없이 앉았는데 앞에 왠 여성이 차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구 있는게 아닌가?
겨울답게 목에는 털실루뜬 풍성한 목도리루 감구 있는지라 얼굴두 거의 목도리에 파묻쳐서
이쁜얼굴인지 안생긴 얼굴인지도 파악이 되질 않는다.
머리는 목도리를 뚫구 밑으로 흘러내린걸로봐서 긴 머리인것 같은데...
당시 내성적인 성향이었던 나는 가끔 그 여성을 흘깃 거리며 보았을뿐 말을 건다든가 하는
소위 요즘식 표현의 작업은 언감생신 꿈도 안꿨다.
이생각 저생각 하면서 멍하니 차창밖을 보면서 가구 있는데
"저 이거 드실래요?" 아가씨가 말을 거는게 아닌가? 기차여행의 백미인 삶은 달걀을 한개 내밀면서...
"네? 아 예...감사 합니다..." 난 얼떨결에 사절도 몬하구 걍 그 달걀을 받아 들였다.
그녀는 어제 내가 방문한 예천 부대에 오빠가 근무하구 있어서 오빠를 만난후 집으로 가는 중이라 한다.
집이 서울인 그녀두 겨울 경포대를 구경할려구 기차를 탔다구
우린 이런저런 야그를 나누며 호칭두 자연스레 그 당시 복학생한테 하는 일반적 호칭인 형 이되었다.
경포대 까지의 동행후 우린 따끈한 커피 한잔을 한후 강릉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이별을 하였다.
잘 지내라는 통속적인 안녕 인사를 끝으루...
삶에 있어서 짧은 인연이 존재 하는데
그짧은 인연은 어느 순간에 지금처럼 생각이 난다.
이젠 얼굴마저 기억이 나질않는 긴 목도리 여학생이 생각나는 봄날 밤이다...
그나마 이러한 짧은 인연에 대한 회상을 통해 실려간 세월의 흔적을 잡는 느낌에
소중한 기억속의 추억이라고 여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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