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처음에는 약간 내리다 금방 그치겠구나 했더만 이게 왠일?
하루종일 어느 순간은 제법 굵은 빗줄기두 내렸다 하면서 이밤까지 온 종일 내리는게
마치 봄에 내리는 봄비 같은 싱그러움을 전해준다.
덕분인가? 골목에 그 오랜 시간 쌓여있으면서 이제는 얼음 덩어리로 변해가는
딱딱한 눈 덩어리들을 한방에 녹여주니 미관상 좋지 않았던 골목을 청결하게 만들어 준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또한 눈도 많이 내려서 정말로 긴 겨울이구나 싶었는데
오늘 내리는 비는 이제 곧 봄을 맞을수 있겠다는 따뜻함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해준다.
비라는 존재는 뭔가 어떤 향수를 느끼게 해주지 않나?
떨어지는 빗줄기는 지나간 과거의 시간을 되돌려주는 느낌을 주면서
뭔가 지나간 그 무엇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주는 역할을 해주는것 같다.
계절에 비를 붙여보면 봄비, 여름비, 가을비, 겨울비
그중 여름비는 다소 어색한 느낌이고 봄비는 어떤 새로운 무엇에 대한 기대감을 전해주고
가을비는 왠지 고독과 관련한 우수에 젖는 그런 느낌을 주며
겨울비는 언밸런스한 느낌으로 겨울에 비라는 좀체로 만나기 힘든 귀중한 대상이라는 느낌도 전해준다.
초겨울에 내리는 비는 그 비가 그치면 본격적인 추위를 예상케 해주는데
한 겨울 내리는 겨울비는 포근함 속에서 다가오는 봄에대한 희망을 품게 해주기에
개인적으로 겨울비를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아직은 봄을 기다림이 너무 성급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오늘처럼 비로 인하여 순간적으로 희망을 갖게 되는것도 갠찮다는 생각이기에
비록 내일 이 비가 그친후 다시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온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희망을 실컨 즐기면 그걸로 만족하지 않을까?
그러구보니 한 2주 있으면 구정이고 구정 지나면 추위는 어느정도 물러 간다고 볼수 있으니
봄에대한 기대를 갖는것이 그리 요원한 기대만은 아니지 싶기도 하다.
지금 이 시간 깊어가는 한 겨울의 밤에 비가 내린다.
비록 그쳐가는 상황이라서 빗 소리가 약하여 거의 들리질 않지만
두귀 쫑긋 세우고 떨어지는 빗 소리를 들어본다.
사르륵 스며들듯이 내리는 작은 미약한 소리 이지만 분명 빗소리가 들려온다.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에 깔리는 비에 젖어있는 도로가 내는 소리마저
한결 정겹게 들려오는 성급한 마음으로 봄을 기다려보는
기분좋은 겨울비 내리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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