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드디어 니가 군대를 가는구나.
오늘 너의 입대는 이 아빠에게는 많은 감회를 준다.
82년 7월 1일 아빠가 입대하던 그날이 우선 떠오른다.
입대전의 무수한 송별회?에 지쳐서 막상 군대가는 당일에는 무슨 생각이 없었던것 같다.
당시 증조 할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일찍 출근 하셨고,
할머니도 행사가 있어서 집 대문에서 인사를 드리고 입대를 했단다.
그때 여친이었던 니 엄마와 몇몇친구가 입대 장소에 동행 하였다.
훈련소 문을 들어서자 마자 달라진 공기를 느꼈고 말그대로 뺑이치는 군 생활이 시작되었다.
지금 내가 너에게 편지를 쓰고자 함은 아빠의 군 생활에 대한 내용을 전하고자 함은 아니란다.
다만 그 당시에 느꼈던 심정을 너도 느낄꺼라고 생각하기에 먼저 겪은 경험을 네게 전해줘서
좀더 효율적인 군생활을 보냈으면 하는 바램에서....
말그대로 쫄따구때는 몸으로 개겨야 할것이다.
깊은 지식과 사고가 전혀 필요없는 집단....
단순 무식하게 국가만을 생각하는 그 하나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집단생활...
입대 첫날 훈련모에 아빠가 적었던 구절이 생각난다...
' 변함없는 지금의 내 자신의 성격을 간직하고 제대하자'
시간이 흐르며 군생활을 통해 직접 겪어 나가다 보면 이후 진행 사항은 첫휴가때 이야기 하도록 하자.
한여름의 무더위가 조금은 걱정된다만 다들 버텨나가는 생활 그 중의 하나가 되어서
무탈하게 훈련병 생활을 마치길 바란다.
기성세대로써 이 아빠는 너를 비롯한 니들 세대에게 미안한 맘이든다.
제대후 25년이 지난후 오늘까지도 통일이 이루어 지지않아 니들도 우리와 똑같이 군대를 가게 된점
참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제대하면서 내 자식은 분단이 아닌 통일 한국에서 나와는 다른 군생활을 시켜야 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아들아....
군대생활이 당시에는 힘들지만 일단 제대를 하고나면 그만한 소중한것도 없단다.
물론 오늘 입대하는 네겐 요원한 일처럼 느껴지겠지만...
살아온 삶을 돌이켜볼때 그 시간 잠깐이라는 표현도 맞는것 같다.
잠든 너의 얼굴을 보며 어느새 울 아들이 이렇게 커서 군대를 간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에서는 뿌듯함도 느껴진다.
새로운 생활에 다소 적응이 힘들겠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써 국가에 헌신하는 가치있는 시간이라 여기고 견뎌내길 바란다...
늘 그렇듯이 국방부시계는 꺼꾸로 매달아도 가고 있기에...
훈련끝나고 휴가 나오면 너의 훈련생활과 아빠의 군 생활을 안주삼아 소주한잔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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