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소머리 국밥 한그릇의 행복?

도.란 2013. 8. 31. 08:48

 

 

주변에 부모님 일가 친척 지인들이 암으로 고생하는 걸 보는 분들은 다 아실테지만

암 자체는 수술도 수술 이지만 수술이후 항암치료 과정이 넘 힘든것 같다.

엄니가 수술후 6개월을 한달에 한번씩 항암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노인인지라 한번 주사를 두번으로 나누어 맞는 상황이다.

주사를 맞은후에 구토와 설사가 어김없이 동반하는데 그에따른 고통을 견뎌내는 모습을 보자니

실로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그러다가 넘 심하다 싶으면 충대 응급실로 달려 가는데

어제도 오후에 상황이 안 좋아서 응급실로 달려갔다.

응급실에서도 딱히 어떤 조처는 없는 것이고 단지 링겔 한대 맞으면서

심리적 안정에 따른 회복이 전부 이지만 그래도 그 심리적 안정이 꽤나 환자 한테는 효과가 큰것 같다.

 

오후 4시쯤 응급실에 도착 입원 수속을 받고

늘 하던 패턴에 따라 인턴들 와서 형식적인 질문하고 엑스레이 찍은후

링겔 맞으면 그것으로 끝...

언젠가 야그 한적이 있는듯 한데 아부지때부터 드나들던 응급실 인지라

아주 절차와 환경에 대해서는 빠삭 한지라 환자가 필요한 부분이 뭔지는 거의 전문의 수준?...ㅎㅎ

그러고 보니 주로 인턴 위주의 응급실 맴버들두 그동안 참으로 많이들 로테이션이 된것 같다.

허긴 20년 넘게 드나 들었던 충대병원 일지니...

응급실 푸영에서 환자야 링겔꽂구 잠이나 잔다구 하지만

당체 보호자들이 참으로 불편한것 같다.

링겔을 4시간정도 맞는데 그시간이 참으로 애매하다.

어디 나가서 볼일을 볼수도 없구 그렇다구 불편한 응급실에서 게속 있기두 그렇구

병원 앞 한바퀴 돌기두 하구 그러구 보면 이럴때는 스마트폰이 참 효자역할을 해주는데

이룬 밧데리가 부족하니 겨우 반쪽효자일뿐...

 

링겔을 다 맞구 나오는데 시간이 8시가 넘은지라 배가 고프다.

울 엄니두 그동안 뭘 드시지를 못해서 얼굴이 반쪽인지라

아무리 밥심으로 산다지만 일단 그놈의 치료가 독해서 입맛을 잃었으니

병원 건너서 가끔 들르는 개신동 해장국집에 들어가서

그냥 국물이나 드시라구 소머리 국밥을 시켰는데

대박 맛잇다구 하면서 국밥 한그릇을 거의 비우시는게 아닌가?

갑자기 가슴이 울컥해진다.

어렸을때 나 밥많이 먹는걸 보구 울 엄니두 나처럼 흐뭇해 하셨을까?

국물에 밥 한술 말아서 드시는 모습에 살짝 눈시울이 고인다.

엄니 많이 드셔...오래 오래 사셔야지...

그깟 밥 한공기가 뭐라구 울엄니 밥 드시는 모습에서 간만에 작은 행복을 느낀다.

이제 선선해 지는 날씨 따라서 울 엄니 입맛도 돌아와서

언능 몸두 빨리 회복 되면 좋겠는데 정말 좋겠는데...

오랜만에 편하게 미소 지어보는 8월의 마지막 금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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