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벌초 풍경

도.란 2013. 9. 8. 16:13

 

 

생각보다 추석이 일찍 인지라 늘 2주전에는 벌초를 해왔기에 오늘 벌초를 한다.

일상에서 담배를 끊는다 살을 뺀다 하는 작심 삼일의 다짐이 있는데

해마다 벌초를 하면서 올해는 평소에 관리를 꼭 해야겠다 하는 경우도 이 경우지 싶다.

올해는 평소에 사촌동생이 관리를 해온터라 실제로 벌초 자체가 수월했는데

이런 왠걸 증조 할아보지 묘를 깍기 시작 하는데 벌집이 있는게 아닌가?

다들 기겁을 해서 후다닥 도망을 가는데 제초기를 맨 동생이 넘어 지면서 살짝 얼굴을 긁혀서 피가 난다.

상황이 진정 된후 에프킬라 가져다가 잔뜩 벌집에 뿌린후 벌집을 떼어 낸 후에 다시 작업을 하는데

이런 이쪽에서 다시 벌들이 쏟아져 나오는게 아닌가?

벌집을 툭 건드린 순간에 벌집에서 벌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은 대박이다.

한웅큼의 검은 덩어리가 쑥 올라 오면서 마치 임진왜란때 성에서 화살을 쏟아붇는 그런 장면처럼

벌들이 확 퍼져 나가는 순간의 장면은  이런걸 사진으로 찍었어야 하는건데...ㅠㅠ 

다시 도망갔다 에프킬라로 집중 사격 헐 에프킬라가 약발이 다 떨어져서 산을 내려가 에프킬라를 사려는데

젠장 카드가 안된단다 할수없이 저 밑에 까지 차를 타고가서 에프킬라도 사구 음료수도 사구

작업이 거의 끝나가는데 또 다른 곳에서 벌집이 발견된다.

이미 떼어낸 벌집만 3개 이거늘...

2개씩이나 사간 에프킬라 다 뿌린후 마무리 작업을 하려는데 이번에는 두 군데서 벌집이...

이건 아니지 싶어서 대충 마무리 하구 조심조심 내려온다.

왠일이지? 이렇게 벌집이 많은건 진짜 처음이다.

선산 주변에 산림조합에서 수목 정지 작업을 해서 공간이 훵한 느낌인데

그래서 거기있던 벌들이 이쪽으로 내려온것이 아닌가 싶다.

다행이 벌이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은 상태라서 공격성이 약해서 다행이지

다자란 그 시커먼 말벌 이었더라면 생각만해두 아찔...ㅎ

성묘 하는 날 오늘 미처 제거하지 못한 벌집 조심해서 성묘를 해야 할텐데

괜시리 누구라도 벌에 쏘이지 않을까 싶어서 신경이 팍 쓰인다.

 

벌하구 씨름하다보니 시간만 흘러서 어느덧 점심 근처 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해결한후

아부지 산소로 향한다.

할아버지 산소와는 달리 아부지 산소는 다소 올라가는 지형인지라 오늘따라 뜨거운? 날씨에 

오전에 벌때문에 도망 다니다 보니 살짝 지친 느낌도 들구

역시 묘는 평소 관리를 한곳과 안 한곳이 차이가 확연한데 작년 벌초 하면서

올해는 평소에 관리를 해야지 맘 먹었겄만 전부 공염불 이라 이건 완전 정글 수준이다.

예초기가 2대 인지라 그래도 진도가 빠르다 싶더만 젠장 한대가 나사가 풀리더니 다른 한대마저 나사가 풀려

제초기가 헛도는 바람에 다시 내려가서 공구를 가지러 막내가 간다.

아 막내의 서러움...ㅎㅎ

한참후에 공구가 와서 예초기를 다시 조인후 작업을 하는데 생각보다 금방 끝이난다.

처음에는 저 풀을 언제 다 까나 했는데 이전 예초기 없었을때는 벌초를 어떻게 했을까?

대충 마무리 한후 아부지 산소에 절을 올린후 진짜 올해는 평소 관리좀 해야지 하는 결심 다시 다지면서 하산...

아까 동생이 다치지 않았더라면 다들 당구라도 한게임 하는건데

추석에 보자며 아쉽지만 헤어진다.

벌초를 하는 날은 벌써 일년이 흘러갔다는 의미.

대학생 이던 동생들이 어느덧 40대가 넘었고...

이렇게 삶이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나름대로 의미를 전해주는 벌초하는 날.

평소에는 여유로움 속에서 보내던 벌초의 풍경이 오늘은 당체 긴박감 속에서 보낸

색다른 느낌을 맛본 2013년 벌초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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