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긴 가을의 선물...

도.란 2014. 9. 30. 08:12

 

 

어린시절 내게는 한가지 특이한 사항이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한계절 앞을 미리 느끼는 그런 경우였다.

이를테면 한 여름에 가을 분위기를 느끼고 한 겨울에 봄을 느끼는 ...

물론 이러한 느낌은 순간적인 느낌이었고 결코 지속적인 느낌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앞선 게절의 느낌은 뭐라고 말할수 없는 묘한 느낌을 주었다.

이러한 느낌은 그후로도 계속 되다가 어느순간에 사라진것 같은데

갑자기 이러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어린시절의 그 느낌이 올해에 다시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의 느낌은 이전의 어떤 특이한 경우의 느낌이 아닌

세월에 따른 기상변화에 의한 누구나 일반적으로 느끼는 느낌이라는 사실이다.

 

9월 초순의 한가위를 치르고 난후 비록 기온은 여름의 느낌일 정도로 무더운 9월의 날씨지만

그래도 추석이 지났다는 엄연한 사실에 우리는 이미 가을이라는 인식을 하게되었고

그때부터 시작된 가을은 긴 가을 이라는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다.

이렇게 좋은 가을이 이리도 길게 이어진다는 사실은 너무나 고맙지 않을수 없을것 같다.

이미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느낌인데 아직 벌판의 곡식은 익을 생각도 하질않고

작년에 해갈이 때문에 시원찮았던 동생네 감나무에 올해 무럭무럭 영글 감들을 따와야 하는데

아직은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앞으로도 남은 가을이 무척이나 오래 남았다는 생각에 그저 즐거운 맘이다.

 

흔치않은 이러한 긴 가을을 어케 보내야 할지...

생각이야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하면서 알체게 영글어가는 곡식처럼

알차고 풍성한 가을을 만끽하고야 싶지만 생각한 만큼의 가을이 될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이러한 생각을 한다는 자체 만으로도 또한 아직도 가을이 한참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그저 바라만 봐도 기분좋은 가을비 내린후 활짝 개인 가을의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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