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벌초 하는 날...

도.란 2014. 8. 29. 09:16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정형화된 패턴에 익숙해 있다.

패턴 자체가 반복으로 인해 형성되기에 익숙함은 당연할지니...

이를테면 일년의 흐름에 있어서 각종 절기에도 우린 익숙해 있는데

올해는 추석이 9월초에 자리를 하고 있어서 예년과는 달리 약간의 낯설음을 느낄수밖에...

추석을 맞으면서 가장 먼저 행하는 것이 벌초인데

매년 추석 2주나 3주전 일욜에 벌초를 해왔다.

매년 9월 중순이나 하순에 행해온 벌초를 올해는 땡겨야 하다보니

언제 벌초를 해야 할지도 순간 헷갈려버리는 상황이다.

예전에 추석이 빨라서 벌초를 일찍했던 적이 있었던것 같긴한데

오늘처럼 8월에 벌초를 하는건 처음인것 같다.

할아버님과 아부지 묘가 다소 떨어져 있어서 인원을 나누어 벌초를 해야 하는데

이번 주말에 다들 일들이 있어서 그냥 평일인 목욜에 시간나는 사람만 참석하기로...

 

4명이 참석을 한다.

처음에는 사람을 나누어 동시에 하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인원이 적어서 같이 움직이는걸로...

할아버지 묘는 사촌동생이 평소 관리를 해놓아서 벌초시간이 한결 절약이 되는데

그위 증조 할아버지 묘가 워낙 잡풀이 많아서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겨우 증조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묘소 벌초를 끝낸후 곧바로 아부지 한테로 이동을 한다.

매년 벌초 할때마다 그리고 성묘를 할때마다 평소 자주와서 묘 관리도 해야지 하지만

올해도 작년에 이어서 일년만의 벌초이니...

무성한 잡풀에 죄송스런 맘이 안들수가 없다.

게다가 이번 비로 약간 봉분이 흘러내린 부분이 있다보니 평소 관리를 해드리지 못한점에

죄송스런 마음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사촌동생이 내년 봄에 와서 제초제좀 뿌리고 봉분도 메워야 한다고 하니

내년 봄에는 필히 찾아 뵈야겠다.

오늘따라 그동안 흐렸던 날씨가 아닌 한여름의 폭염을 방불케하는 뜨거움에 다소 지치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도저히 묘의 형태를 볼수 없었던 상황이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서

나름 제 모습을 보여주니 다소 우울했던 기분이 다시 밝아지는 ... 

대충 정리를 하고 추석날 성묘하러 와서 다시 뵙겠다는 말씀 드리고

점심을 함께한후 집으로 돌아오는데 문득 이다음에?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그나마 이렇게 모여서 벌초도 하구 하지만 나중에 우리가 나이를 먹었을때

과연 우리들 자식들이 지금처럼 모여서 벌초를 할까?하는 생각을 해보니

아무래도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게 좀더 생각을 해보구 이다음에는

공원묘지로 가는것이 여러모로 편할것 같다는 ...

 

일단은 내 자신이 하는데 까지는 하다가 힘에 부치는 그런날이 오면

자식놈과 상의를 해서 보다 합리적인 방향을 택해야 할것 같다.

벌써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무심하게 흘러버린 세월이 야속하기도...

자꾸만 평소 관리를 해드리지 못한 불효에 죄송한 마음이 좀체로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벌초하는 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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