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 인건가?

도.란 2014. 12. 2. 12:28

 

 

우리는 늘 첫눈을 기대한다.

겨울하면 역시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은 순백의 세게를 떠올리기에

눈이 내려야 본격적인 겨울을 인식하는게 아닐까?

해마다 첫눈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서 겨울을 맞이 하는데 우리 모두가 상상하며

기대하는 첫눈은 아마도 포근하게 내리는 첫눈이지 싶다.

어제는 올들어 첫눈이라 할수있는 눈이 내렸지만 첫눈을 맞는 어떤 감정적인 느낌을 느끼지를 못했다.

세찬 바람에 흩날리는 첫눈은 첫눈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시켜 주었다기 보다는

왠지모를 심난한 마음만을 느끼게 해줬을 뿐이다.

 

어느덧 겨울이 온건가?

전국이 영하의 날씨라 하니 본격적인 겨울은 겨울인듯 한데 겨울 이라는 느낌이 쉬이 와닿지 않음은

드디어 시작되는 긴 추운 겨울이 싫어서 인가보다.

계절의 변화가 오늘까지는 가을이고 내일부터는 겨울이다 하는 식의

딱 부러진 경계를 나타내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겨울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좀더 할수가 있을텐데

어린시절 겨울은 엄니가 김장을 담그면서 시작이 되었다.

죽 둘러앉아 배추 절이고 양념 버무리는 하루종일의 힘든 작업에 옆에서 잔 심부름 하면서

배추 꼬갱이 한입 덥석 입안으로 싸하게 퍼지는 김장 김치의 그 맛은

평소 김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추억의 맛으로 남아있다.

 

김장으로 시작된 겨울은 겨울방학의 신남과 겨울내내 눈덮힌 세상으로 이어진다.

어린시절에는 겨울내내 세상이 눈으로 덮혀있던 기억인데

눈으로 덮힌 집앞 바로 초등학교 운동장은 겨울동안 흙이 보이질 않았던것 같다.

겨울은 또한 심심한 계절 이었다.

지금처럼 혼자서 놀수있는 어떤 놀이가 없었기에 무조건 친구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누가 어디 친척집 이라도 갔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는데

나 자신도 해마다 외갓집을 다녀오기도 ...

눈으로 덮힌 운동장에서 우리는 공을 찼다.

뭐가 그리 좋은지 옷 다 젖어가며 특히 날씨가 좀 풀려서 눈이 녹는 상황이면

그 질척이는 운동장에서도 어김없이 공을 찼으니 그것이 유일한 놀이였다.

 

겨울의 아침은 이른 아침부터 집앞 마당을 쓰는 할아버지의 빗질 히는 소리로 시작이 된다.

창문사이로 보이는 하얀 세상을 보며 눈을 뜰때면 이유없이 기분이 좋았다.

온돌의 따뜻함을 넘어선 뜨거운 온기가 너무 좋아서 일어 나기가 그리도 싫었지만

그래도 눈위를 뛰어 다닌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곤 했던 추억이 왜이로 애잔하게 느껴지는지....

이제는 눈을 치우던 할아버지도 왠만하면 함박눈 이라서 눈사람 만들기도 쉬웠던

뽀송뽀송한 느낌의 눈도 쉬이 볼수없는 겨울이기에 그저 춥기만 한 겨울이기에

앞으로 지내야할 긴 겨울이 부담백배 이지만 그래도 이왕 찾아온 겨울 인지라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 다잡아보는 겨울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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