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산

피아골 단풍구경...

도.란 2019. 11. 11. 21:45


시기적으로 올 단풍이 끝났다고 여기던차 지리산 피아골 단풍 후기를 보았더니

11월 2일 단풍사진이 절정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미진한 구석이 있어서

큰맘먹고 간만에 아주 간만에 지리산 등산도좀 할겸해서 옆지기와 피아골을 가기로...

애초에는 청주에서 조치원으로 가서 0시 5분 기차로 구례로 간다음

3시40분 버스로 성삼재로 갈까 했는데 지리산 종주를 할것도 아니고...

해서 걍 승용차로 구례로 간다음 구례터미널에서 08시 버스로 성삼재로 가기로 한다.

10일 일욜 새벽 4시40분에 집을 출발...

남청주 ic로 들어가 호남으로 갈아탄후 다시 익산순천 고속도로로 갈아타서

화엄사ic로 나와 구례터미널 도착하니 7시20분

터미널옆 공영주차장은 그 크기가 아담해서 벌써 주차할 곳이 없다.

그 앞에 바로 보훈회관이 있어서 그곳에 주차를 한후 곧바로 대합실로 들어가

대기하다 8시 2분에 버스출발...

생각보다 승객이 적어 살짝 당황?(총원 4명) 단풍이 아직 인지라 등산객이 많을줄 알았는데...

허긴 요즘 누가 개인적으로 산행을 하겠는가?

도중 8시 10분에 화엄사 주차장에서 3명의 승객을 더 태웠는데 내가 왜 미안감이 적어지는거지?








성삼재 내리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아직은 철이 이르다고 옆지기 잔소리를 견디며 준비해간 비니를 쓰니 딱이다.

수없이 많이 만났던 노고단 가는 길...

옆지기랑 노고단을 온지도 꽤 지난것 같은데...

익숙해서 그런가?

45분만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 준비해간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는데...

이렇게 신랑이 끓여주는 지리산에서의 라면에 옆지기는 무한한 감동을? 느끼며 연신 맛있다고...

하기사 산에서 그것도 질리산에서 라면 먹기가 그리 쉬운일은 아니지...

대충 정리하고 10시에 노고단을 출발...

갑자기 처음 지리산을 종주하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

아무것도 모르던 말 그대로 산에 입문했던 그때...고생했지...

노고단 까지만 왔던지라 처음으로 지리산으로 들어서는 옆지기 표정을 보니 자못 신기해하는 표정이...

분명히 말했지만 지리산은 그 능선이 너무도 편한지라 처음에는 다들 착한 산으로 여기지만

막상 하산을 하게되면 그 코스가 어떤 코스이던지 내려올때는 돌 계단이 많아서 욕이 저절로 나올거라고...


돼지령을 지나고 피아골 삼거리 도착하니 그 거리가 노고단에서 2.8km라서

시간이 별로 안걸려서 또한 그 능선이 정말로 동내 뒷산의 편안한 느낌의 길이라서

이러면 저녁전에 집에 가겠다는 등의 아주 만만한 생각에 젖는 옆지기인데...

사실 피아골 삼거리에서 피아골 대피소 까지의 거리는 2km

언뜨보면 별거 아닌 거리겠지만...

잠시 후 지리산의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가파른 하산길이 이어진다...

나도 피아골 코스는 처음이라서 처음에는 새로운 느낌에 살짝 기분이 업되었는데...

ㅎㅎ 드뎌 지리 본연의 모습에 칭찬 모드는 사라지고 ...

지리의 특징이 그러려니 했지만 피아골 하산 길은 좀 심했다는 생각이다.

하산길의 경사가 다소 가파르고 계속해서 하산 인지라 발걸음은 점점 더뎌지고... 

언제부턴가 말이 없어진 옆지기...ㅎㅎ 그심정 압니다.

드뎌 피아골 대피소를 만난다.

피아골 단풍이 오늘이 절정이라고 소문이 난건가?

대피소에 등산객들이 바글바글 하다.

옆지기도 돌게단 하산길에 다소 지친 기색이 역력하고...

준비해간 김밥으로 점심을 하고 다시 직전마을로 향한다.

대피소에서 직전마을 까지는 4km의 거리인데 늘 강조하지만 지리의 등산로는

늘 돌이 함께하는지라 그 힘듬은 생각보다 더 클수밖에 없다.

15년쯤인가로 기억을 하는데 그당시 직전마을에서 피아골 대피소까지 산행아닌 산행을 한 기억이 있는데

기억이라는 것이 자신이 이로운 쪽으로 기억을 하는게 일반적이라고 했던가?

그때의 기억으론 직전마을까지 아주 편안한 길이었다고 생각을 해서

대피소부터는 수월하게 걸을거라 기대를 했건만 왠걸 이놈의 돌길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상하다? 이런길이 아닌데...

좀있으면 편안한 길이 나올꺼야 하는 스스로를 위안하며 조기가면 편안한길....

이러한 기대는 그저 기대였고 줄창 3km를 돌길을 걸었다.

간만의 큰산 산행인지라 다리도 슬슬 풀려가고...

한 3km를 가서 예전에 표고버섯을 키우던 표고막터가 나온다.

여기서 한숨돌리고 작은 다리를 건너니 드디어...

기대했던 그런길이 등장을 한다.

그간의 힘듬에 대한 지리의 위로인가?

피아골의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 있다.

직전마을까지의 1Km는 정말 이상적인 산책길이다.

마치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괴테의 길처럼 정말로 좋은길...

이어지는 피아골 계곡의 단풍들은 쌓인 피로감을 눈 녹듯이 사라지게 해준다.

화려한 단풍에 그저 감탄을 연발하며 노고단부터 시작한

6시간의 산행을 흐믓하게 마무리 한다.

애휴 마지막의 단풍이 그나마 따라와서 고생한 옆지기를 기쁘게 만들어 주어서 정말 다행이다.

내년 봄에 초록의 지리를 구경시켜 준다고 하면 선뜻 따라 나설까?










구례가는 버스가 천왕봉 산장 앞 주차장에서 출발하는데

작은 승합차로 20명 정원정도 되는듯...

헌데 등산객들은 계속해서 굽이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관광버스 주차장은 저~ 아래에 있는것 같다.

애구 모습도 크기도 이쁜 마을버스 같으니...내려가는 길도 그 거리가 장난이 아닌듯...

어느정도 내려가니 연곡사라는 절이 나오는데 일견으론 아주 고찰의 분위기를 풍긴다.

시간도 없고 체력도 안되고 해서 그냥 지나침이 아쉽다.

연곡사를 지나 마을버스는 구례에서 하동가는 내가 좋아하는 1호길로 접어들어

섬진강 따라서 구례터미널로 가는데...

그렇잖아도 여기까지 온김에 섬진강을 돌아가볼까?하는 생각을 지워준다.

만추의 섬진강은 그런데로 운치는 있지만 그래도 벚꽃 계절의 섬진강만은 아닌것 같다는...

드뎌 구례터미널 도착 기다리고있던 애마를 타고 집으로...

다리는 뻐근하고 땀이 식으며 한기도 느껴지고 해서 구례에서 집까지 휴게소 한번 안들리고

논스톱으로 직행 만추의 나름 행복한 지리와의 만남을 끝낸다. 





'내가 만난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령치에서 만복대...  (0) 2021.07.21
올 가을에 만난 백양사.  (0) 2020.11.29
하동 옥산...  (0) 2017.04.05
진도 동석산...  (0) 2017.03.29
8월의 문장대...  (0) 201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