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때쯤이 장모님 기일이라서
제사를 지낸 후 시간이 나는 사람들은
가볍게 나들이를 다녀오는 게 루틴이 된지라
작년에는 주왕산 용추폭포를 다녀왔고
올해는 어디로? 하는 고민을 하다가
의외로 노고단을 가본 님들이 없어서 노고단을
만나 보기로 한다.
본인은 5번 정도 옆지기는 2번을 만난 노고단이지만 이맘때의 노고단은 처음이라서
그 모습이 어떨지 궁금도 하다.
노고단은 늙을로에 시어머니 고를 쓰는데
도교신앙에서 추앙하는 국모인 할미를
서술성모라 하여 통일신라 때까지는
천왕봉기슭에서 제를 올리다 고려시대에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노고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노고단은 다들 알다시피 성삼재휴게소에서
주차를 한 후에 일단 구례와 섬진강을 바라보는
멋진 조망을 눈과 마음에 담은 후 상큼하게
아주 잘 닦아놓은 등산로를 따라 왕복 8km를
편안하게 다녀올 수가 있다.
작년 5월에 동창들과 노고단을 만났는데
그때는 아직까지 푸르른 모습을 띠기 전이라
다소 삭막했었고 오늘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시기라서 다소 푸르름이 갈색으로
변하기 직전인지라 기대했던 여름철의 야생화도 이미 지고 있어서 살짝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노고단뿐만 아니라 지리산 전체의
가장 이쁜 푸르름을 느끼려면 6월 말이 좋을듯하다.
노고단 가는 길은 중간에 지름길이 있어서
지름길을 이용하면 왕복 2km 정도를
단축할 수가 있지만 지리산 산행이 아닌
노고단만을 만나고자 한다면 그냥 여유롭게
가던 길 계속 가는 것을 추천.
노고단 가는 길 도중에 필히 만나야 하는
무넹지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보이는
섬진강의 조망은 너무 멋지다.
아무리 편안한 길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살짝 오르막이 느껴지는 길인지라
다들 6학년 중반을 넘어선 님들에게는
살짝 뻐근함을 주기도 하는데
다들 살아온 인생 되새김질 하다 보니
어느새 노고단 대피소에 이른다.
원래는 이곳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 했으나
대피소가 공사 중이라서...
노고단탐방로 입구에서 탐방예약 확인 후
노고단으로 향하는 데크에 오르는데
데크길도 공사 중이라서 일부 구간이 어수선하다.
쭉 펼쳐진 데크는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데
주변으로 끝물의 야생화들이 지리산의
멋짐을 더해주며 자존감을 떨치고 있다.
노고단 정상 직전의 조망...
죽인다...
그때 아니 웬 하루살이가 이리 많지?
주변을 덮을 정도의 막강한 기세의 날벌레를
두 손 휘저으며 쫒는데 한 등산객님이
날개미가 짝짓기 하는 중이란다.
일행분이 알려주신 님이 곤충박사라고...
개미가 밀월여행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데
아니 해발 1507m의 고지대까지 날아와서
짝짓기 하는 모습에 종족보존에 대한
그 노고? 에 경이로움마저 새겨진다.
노고단의 바람이 유명한데
오늘은 바람이 없어서 아쉽다.
괜스레 챙겨 온 바람막이가 나를 보며
풋하고 실소를 날리는 느낌이..
여유롭게 하산을 한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앞서 말했듯이
계속해서 살짝 오르는 길이었기에
하산길은 아주 편안하게 그냥 내려가는 길
마치 자동차 크루즈 기능을 실행하는 느낌...
성삼재휴게소 도착
거의 4시간 정도의 산행을 마치고
검색한 맛집으로...
'내가 만난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갑산을 만나다. (0) | 2023.08.27 |
---|---|
남덕유산을 오르다. (0) | 2023.06.19 |
정령치에서 만복대... (0) | 2021.07.21 |
올 가을에 만난 백양사. (0) | 2020.11.29 |
피아골 단풍구경... (0) | 2019.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