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한갓진 일요일 오후에...

도.란 2009. 9. 13. 17:24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좋아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한갓지다 라는 단어다.

오전에 가볍게 산성 한바퀴 돌고 내려와서 점심먹구 할일을 한 다음에 찾아온 여유시간.

가을을 느끼게 되는 시점이라서 인지 그 여유로움이 더크다.

말 그대로 한갓지다 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시간이다.

좀 있으면 저녁의 부산함이 밀려 올터 지금 이 순간이 딱이다...

 

영국인들의 격언 가운데 ' 일요일 영국인의 가정은 성이다 '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자신들의 시간을 절대로 방해 받고 싶지않은 영국인들의 의사 표현이다.

휴일 자신의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들에겐 절대적인 것이기에

아무것두 모르고 불쑥 사전 약속도 없이 방문하면 무쟈게 싫어하구 인간취급 안 해준다.

찾아와 주심에 고마워 칙사 대접해주는 우리로서는 이해가 잘 가지 않지만...

지금 이시간 한갓짐에 푹 빠져있다보니 어느정도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나른하면서 한편으론 여유로움을 느끼구 자유롭게 이 생각 저 생각 옮겨 다니다 보니

좀체로 갖을수 없었던 어떤 풍요로운 마음을 채우게 되는것 같다.

 

한갓진 오후에 난 지금 많은걸 생각해 본다.

20일두 안남은 추석두 생각하구, 화요일 산행두 생각 해보구, 소식 없어서 궁금한 친구도 생각하구

생뚱맞게 초딩때 옆 짝궁이 누구였나두 생각하구, 외출 나왔다가 귀대하는 아들1두 생각하구

블로그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 빠져 보기두 하니 정말 하뇨하다.

지금 쓰는 글은 걍 그대로 쓰는 글이다.

이전 처럼 ....하는것이 어떠할까? 라든가....해야 할것이다... 따위가 아닌 지금 이대로

내가 느끼구 있는 심정을 그대로 전하고자 할 뿐이다.

 

또 다른 생각들이 떠오른다.

먼 시간 이라 할수있는 학창시절의 생각, 가을과 연관된 사건들?,

음악에 따라서 그 대상이 바뀌구 - 아무래두 발라드인 경우는 잔잔한 추억이, 댄스인 경우는 뭔가 동적인 생각이-

평소 놓쳤던 늘 듣던 음악의 가사도 한줄 한줄 와 닿는다.

생각에 지치면 고개들어 창문넘어 들어오는 우암산두 한참 바라보구...

이러한 맛에 영국애들은 휴일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나 보다.

 

" 한가하면 콩나물이나 사오지...? " 어디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깬다...깨진다 나의 하뇨한 한갓짐이 ...

저녁 준비의 부산함에 모든게 사라져 가는데 아쉽다.

계획없이 느낀 일요일 오후의 한갓짐... 그 맛이 괜찮다.

울 님들두 느껴 보세여 라구 쓸려구 하는데 그리 하지 않기루 헀으니

걍 나의 느낌이 그랬다는걸 전할 뿐이다...    

'일요일 아침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충일 아침에...  (0) 2010.06.06
4.19 아침에...  (0) 2010.04.19
일요일 산성 한 바퀴돌면서...  (0) 2010.04.18
일요일 아침에...  (0) 2010.04.04
일요일 아침에...  (0) 2009.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