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무더위 라는 의미가 어떤 건가를 십분 경험 하는 요즘이다.
아침에 눈을 떠도 상쾌한 느낌은 없구 창문을 통해 쳐 들어온 햇살만 그저 인상쓰며 바라본다.
그래두 먹구는 살아야 겠다는 일념으로...
아침에 갓 퍼낸 뜨거운 밥이 어찌 예뻐 보이겠는가?
뜨거운 밥에 뜨거운 국에...그냥 시늉에 한술 뜨려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살벌한 시선?에
밥 푹 퍼서 국에 푹 말아 삼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입으로 밀어 넣는다.
아직은 이러한 요령이 부족한 울 아들2 꿍시렁 거리다 지 엄마한테 한 마디 당연히 듣구
뭔가 잔뜩 억울 하다는 표정으로 일어선다.
이렇게 여름의 하루는 힘겹게 열린다.
가만이 생각해 보면 옛날 어린시절의 여름은 지금 보다 더 더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필자가 겨울보다 여름을 선호 하는 이유는 그 옛날 여름에는 바람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바람 이지만 그때는 아파트 라는 것이 없었을 때라 주택은 모두가 단독 주택들뿐
그러다 보니 시야를 가로막는 그런 건물들이 없이 탁 트여 있었다.
여름방학 이면 아침먹구 집앞 학교 운동장으로 달려가 웃통 벗어 제끼구 축구로 하루를 열어 제꼈다.
땀 한번 쫙 빼구 수돗가로 달려가 머리부터 쳐 박구 그 위에 수돗물 틀어 제끼면
그 순간 더위는 씻은듯 사라져가구 옷은 흥건히 젖어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상태로 한 게임 더...
한 게임 끝나면 또 수돗가로...
그러다 보면 점심때가 되어 각자 집으로 밥 먹으러 일단 해산...
점심 먹구는 대청 툇마루에 아무것도 안입구 맨살로 그대로 누우면
그 차디찬 마룻장의 싸늘함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져 온다.
그 시원함에 딱딱함 감수 하고 버티다 보면 잠이 솔솔...늘어지게 한숨 때린다.
한참을 잔것 같은데 일어나 보면 별루 시간은 가질 않았구 혹여 방학이 끝나갈 무렵이 되면
"너 숙제 했어?" 하는 엄니의 잔 소리?에 피곤해 지면서 슬슬 숙제의 부담도 느껴진다.
한 30분 숙제 하구나면 무슨 엄청난 일을 했다구 어깨에 힘 팍팍 주며 간식 타령...
그때 간식이야 뭐 있었나? 그저 옥수수면 최고 였지...
양심상 또 놀러는 못 나가겠구 역시 대청 마루에 배깔구 엎드려 책이나 읽는 척 한다.
어느덧 저녁이 되구 온 가족이 저녁을 먹고 난 후엔 난 손에 동전을 꼭 쥐고
동내 만화방으로 달려간다.
그때는 한권에 얼마 했던것 같은데 난 워낙 만화를 좋아해서 완전 단골중에 단골 이었구
만화방 주인 딸이 나하구 한반 이었는데 갸네 언니들이 나만 가면 남자친구 왔다구 놀려댄 기억이 난다.
난 몰래 몰래 몇권씩 더 보구 주인 누나가 몰랐다구 좋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마 다 알구서 봐주었던것 같다.
암튼 전교 일등에 착하구 잘생긴 이 몸을 참 귀여워 해준 누님 이었는데...ㅎㅎ
만화를 보구 돌아오면 본격적으로 숙제를 했다.
빌릴건 빌려와서 베낄껀 베끼구 빌려줄건 빌려주고...
당시에는 방학숙제중에 곤충채집이 당근 인기가 있어서 잘된 작품은 전시도 하구 하였다.
난 당체 곤충 잡을 시간 있으면 축구나 한번 더 하자는 주의 인지라
초등학교 동안 단 한번도 곤충 채집을 해간 기억이 없다.
숙제의 클라이 막스는 방학 일기 였다.
일기는 하루에도 몇개씩 쓸수는 있었지만 당체 그놈의 날씨가 쥐약 이었다.
할수 없이 동생꺼 보구 베끼다가 엄니에게 들켜서 뒤지게 혼난 기억두 새삼 스럽다.
옛날 여름에는 여름 방학이 있었다.
넓따란 말 그대로 대따 큰 운동장이 있었구 하루종일 놀아줄 친구들이 있었다.
운동장 한 구석에는 무쟈게 큰 아주까리 나무가 있어서 맨날 그 그늘에 둘러 앉아서
나름대로 시국 토론?도 하곤 하였다.
여름에는 바람이 있었다.
한 낮에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정확히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자주 불었던 것 같다.
비록 그래두 청주가 도시에 들어간 지라 시골 논둑길 달리며 마을 개울에서 물장구 치고 놀던 그러한
전원적이며 목가적인 여름의 추억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게는 소중한
어린시절의 여름 추억이 아닐수 없다.
불어오는 바람 다 막아 버리는 아파트와 건물들로 인하여
여름 바람 제대로 한번 맞은적 없는 요즘 아이들이 이러한 여름 추억을 이해나 할려나?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오 은선... (0) | 2010.08.24 |
---|---|
개밥바라기 (0) | 2010.08.23 |
옆지기 여행... (0) | 2010.08.17 |
아!~~광복절. (0) | 2010.08.15 |
남자의 자격을 보면서... (0) | 2010.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