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추석 이야기...

도.란 2010. 9. 20. 09:33

 

어린 시절에 추석은 그야말로 짱 좋은 노는 날 이였다.

어린 아이가 조상님의 은덕을 생각하기에는 솔직히 좀 그랬던것 같구

그저 학교 안가는 노는 날의 의미가 더 켰던 어린 시절의 추석 이었다.

아침 차례를 지낸후 성묘길에 나선다.

선산의 위치가 남이 초등학교 가기 전 이었기에 늘 버스를 타고 내릴때 신경을 써야만 했다.

자칫 잘못 내리면 포장도 되어있지 않은 그 시골길을 한참을 걸어야 했기에...

그리고 모든이들이 대중 교통을 이용 하던 시기 인지라 버스에 승객이 넘쳐났다.

꽉꽉 메어 터지는 버스에서 겨우 내리면 탁트인 가을 바람이 넘 시원하게 불어 주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당시 증조 할아버님 할머님 묘소로 올라갈때

지금이야 길가에서 바로 이지만 어린 아이 한테는 멀게만 느껴진 거리 였었다.

고개 하나 넘으면 작은 할아버님 댁 이었는데 할아버님은 어린 내가 고생 할까봐 집으로 바로 오셨다.

집으로 돌아오면 바로 신문을 펼쳐든다.

그 당시에 명절에는 기껏 극장에 가서 영화 보는게 명절 행사 였는데 오늘 처럼 예약제가 아니기에

자칫 잘못 들어가면 두시간 내내 서서 보다가 올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면 만만한게 텔레비젼 이었다.

연휴기간 동안의 프로그램이 쫙 펼쳐저 있는데 색연필로 보고싶은 프로에 동그라미 치며

같은 시간대에 보고싶은 프로가 겹쳐 질때면 나름대로 무쟈게 고민도 했었다.

수시로 들락 거리며 먹을거 실컨 먹으며 딩굴 거리며 Tv 를 보며 보내는 추석

이것이 어린 시절 나의 추석 풍경 이었다.

 

올해도 변함없이 추석 전에 벌초를 한다.

어린 시절 나를 데리고 성묘 가시던 할아버님 묘소도 벌초를 한다.

깍여 나가는 풀들을 보며 그 시절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그저 어른들 따라 다니며 성묘를 할때 아무 생각없이 그저 절이나 올리던 그 시절이 그립다.

하나하나 챙겨 주시던 할아버님이 그립구

그저 학교 안가구 노는게 기뻤던 철없던 아이 였을때가 좋았던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분 한분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나고

이제는 그 시절을 추억으로 여기며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성묘를 가는 시간이 됐으니

이러한 나의 느낌을 울 아이들도 느낄 그날이 언젠가는 올것이구

잠시 인생의 덧 없는 유한함에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진다.

 

추석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그 이후에도 반복 되겠지?

이후로 소중한 분들이 한분한분 후손들의 성묘를 받게되는 상황이 도래 하겠지?

마음 같아서는 영원히 함께 성묘를 하러만 가는 입장들 이길 바래보지만

그럴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해마다 찾아 뵙는 성묘길에서 좀더 좋은 소식을 전해 드려야 하겠다.

좀더 잘난 후손이 되어서 기쁨도 드려야 하겠구

아이들 잘 키워서 든든한 가문의 영속성이 이어 지도록 해야도 하겠다.

이젠 나도 나이를 먹어서 인가?

추석을 앞둔 마음에 생각 할게 많아진다.

그래두 아이들은 예전 나처럼 아무것도 생각않구 그저 즐거운 휴일의 추석 이겠지?

연휴동안의 나름대로의 스케줄에 흐뭇해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나 자신도 흐뭇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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