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래 이게 친구지...

도.란 2010. 12. 8. 12:30

 

전화벨이 울린다.

낮은 저음이 익숙치 않은 저음이 들린다.

"여보세요? 한 선생님 휴대폰 아닌가요?"

우린 또 저쪽에서 무게를 잡으면 같이 무게를 잡는지라...

"그런데요...누구 십니까?"

"ㅎㅎ 나다 준용이야..."

반가운 이름이 흘러 나온다.

본지가 언제 이더라?

암튼 무쟈게 오래된건 틀림 없는데...고등학교 친구인데 그간 군 생활 덕택에

하두 옮겨 다녀서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 친구...

중령으로 예편을 하고 지금은 알아주는 기업체에 근무를 하구 있는데

도청에 출장올 일이 있어서 연락을 했단다.

부랴부랴 명암지에서 만나기로 하구 언능 준비를 하구 달려간다.

어이구 친구 눈에 나두 그렇게 보일테지?

이젠 완전한 중년의 아저씨가 나를 반긴다.

남지끼리 뭐 할말 있어? 서로 보며 씩 한번 웃는데 지나온 세월이 다 담겨진다.

"야 너 졸라 늙었다...ㅎㅎ"

"야 넌 안 변할줄 알았는데 별수 없구만...ㅎㅎ"

18살의 한창인 아이들이 50이 되었으니 잠시 명암지 바라보며 그 물속에 가라앉아있는 세월을 꺼내본다.

 

그래 이게 친구지... 

얼굴 본지가 아무리 오래 되었다 하더라도 만나면 어제보구 오늘 또보는 느낌 이게 친구지...

세월의 무게에 비록 외형은 어쩔수없이 변한다 하더라도

그 마음은 늘 한결같은 이게 친구지...

아침두 못먹구 내려 왔다구 해서 산성으로 올라가 청국장 한그릇 함께한다.

아니 근데 뭐가 그리 바쁘냐?

밥먹구 커피 한잔하구 바로 올라 간단다.?

오후에 회의 스케줄이 있다나?

참 이 나이에 시간에 쫒기는 니가 잘된건지 마냥 여유로운 내가 잘된건지?

뭐...나 볼려구 일부러 쫄따구 보내두 될일을 지가 대신 왔다니 그저 고마울수 밖에...ㅎㅎ

없는시간 활용해서 빨리빨리 호구 조사 들어간다.

"어머니는? 와이프는? 애들은? ..."

"부모님 건강 그만그만 하시구  큰놈 군대가구...작은놈 대학 갈거구..."

그간 밀린 정보 어느정도 교환한후 자주 보자구 맨날 하는 야그 또 한다.

우리가 또 말은 자주 보자구 하지만 언제 또 볼려나?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리 금방 보내야 하다니 아쉬운 마음 크지만

나중에 다시 만나도 금방 헤어졌다 만나는  마음은 변함 없을터

그래 조심해서 올라가구 또 보자...

뿜어내는 담배 연기 사이로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며

"그래 잘가구 ... 이젠 건강하기만을 바랄 나이구나..."

혼자서 되내어 본다.

담에두 바빠서 설혹 커피만 달랑 마시구 헤어져두 괜찮다...그저 잘 지내라...

그래 이게 친구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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