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여학생으로서 엄청난 모멸감을 느꼈을 소녀를 볼 면목이 없다.
날 혼내키면 됐지 죄없는 소녀는 왜 혼내 켰을까?
암튼 악연인 담임과의 연 이었다.
다음 날 등교길에 소녀를 만났다.
생각보다 밝은 표정이라 아심이 되었는데 소녀는 다가 오더니 자전거를 태워 달란다.
난 소녀를 태우고 무심천 뚝방을 달렸다.
한참을 달린후 힘이 빠져 잠시 쉬는데
"나 담주에 서울로 이사가..."
"아니 시험은 안봐?"
"엉 서울가서 좀 지내다 바루 미국으로 들어 갈것 같아."
"그래? 잘 지내구...건강해라..."
그것이 우리의 이별의 끝이었다.
다음날 부터 소녀는 아침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늘 만나던 대상이 눈에 띠질 않으니 어딘가 허전하다.
어쨌든 난 시험이 코앞 인지라 공부에 전념 할수 밖에 없었구 시험은 그렇게 끝났다.
한가한 막상 시험 끝나면 이것두 저것두 해야 겠다구 맘먹었지만
그저 모든것이 귀찮아 져서 걍 시간만 죽 때리구 있던 어느날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나야..."
소녀였다.
"어디? 미국이야?..."
"아니 짐 청주야 고속 터미널 앞... 나올수 있어?"
"엉 좀만 기다려 바루 나갈께..."
당시 우리 집에서 터미널은 7분 정도 걸렸다.
간만에 다시 만나는 소녀는 제법 도시 아이답게 차려입구 나왔는데 그 큰 눈은 여전했다.
"아직 안 갔어? 미국? "
"엉 내일 모래 간다. 가기전에 너 한번 보구 싶어서..."
"보구 싶기는..."
난 내가 보구 싶었다는 소녀의 말이 싫지 않았구 그래서 나두 보구 싶었다구 답해 주었다.
그날 우린 꼬마들 였지만 나름대로 정식 데이트를 하였구 막차로 소녀는 올라갔다.
"미국 가서 자리 잡으면 편지쓸께..."
"그래 잘 지내구..."
그걸루 끝 이었다.
소녀의 가족이 일이 잘 되어서 그후 편한 삶을 살았는지
아니면 반대의 경우가 되었는지...
이후 눈이 큰 소녀 에게서는 어떤 연락이 없었구 우린 그렇게 지금껏 살아왔다.
어찌보면 이후 단 한장의 편지가 날라 왔더라면 인생이 바뀔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도 스치듯 지나치는 눈이 큰 소녀들을 보면
내 마음 속의 눈이 큰 아이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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