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사망 신고를 하러간다.
돌아 가신후 한달 이내에 신고를 하는것이 법으로 정해졌단다.
사망신고는 어디서든 가능한데 난 동사무소로 간다.
사망신고서를 작성하는데 마음이 참으로 착찹하다.
이젠 아부지의 존재 자체가 말소가 되는건가?
말그대로 한 세상 살다 가셨는데 어떤 마음으로 떠나셨을지...
서류를 접수하고 나오는데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는 느낌이다.
난 고등학교를 외지에서 다녔는데
거의 3년동안 이주일에 한번은 아부지 편지를 받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아부지 편지좀 모아둘걸 하는 아쉬움도 느껴지구
내가 고3 그때는 예비고사라는 제도가 있었구 본고사 제도가 있었는데
당시 아부지는 블로그에도 몇번 소개한 단양 영춘 중학교장으로 게셨다.
당시 영춘 가는길은 청주서 제천까지 기차를 타고 제천서 다시 영춘가는 버스를 탔는데
아부지랑 대학 진학을 상담하기 위해서 난 아침일찍 길을 나섰는데
영춘에 도착을 하니 저녁이 넘어서 어둠이 깔려들구 있었다.
그 먼길 찾아간 내게 아부지 딱 한 마디 하신다.
"이젠 너두 컸으니 니가 결정해라..."
그것이 전부였다.
이렇듯이 아부진 내게 어떤것도 바라신 것이 없다.
물론 속으로야 어떠 어떠한 자식이기를 바라셨겠지만
결코 어떠한 부담도 자식에게 준적이 없는 아부지 였다.
곰곰 생각하면 아부지는 나랑 많이 다른 스탈 이셨다.
혼자 묵묵하게 삶을 살아가신 스타일로 그 누구에게도 폐라는 것을 전혀 끼치지 않은
정말로 혼자서 깨끗한 삶을 살다 가셨는데...
가만 아부지 삶을 되새겨 본다.
격동기의 시대에 살다가신 그 흔한 문화적 혜택한번 누리지 못하신
컴퓨터. 휴대폰 따위는 한번도 사용도 못하신
얼마 전에도 손자에게 힘들게 편지를 써주신 어찌보면 자신의 세계에서 살다가신
봄이오면 아부지두 영춘이 생각이 많이 나셔서 한번 모시구 가기루 했는데...
난 지금도 작은 몸집에 바쁘게 학교내를 왔다갔다 하시던
전형적인 교사로써 아부지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부지!
이젠 서류상에도 아부지는 없네...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좀더 잘해 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감만 커지구
정말루 가만 생각하면 해드린게 없다는 생각에 심난하구 ...
아부지 하면 떠오르는 깨끗함 이 하나 만큼은 애들한테 주지 시킬께...
하늘나라에서 푹 쉬시면서 애들 잘 커나갈수 있도록 지켜봐 주세여.
이렇듯 돌아 가신분 한테도 부탁이나 하는 못난 아들 용서 하시구
자꾸만 아까 동사무소 직원이 받아서 돌려주지 않은
아부지 주민등록증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네...
아부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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