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한식이라는 단어는 그동안 낯선 단어 였는데
올해는 아부지 묘에 가서 잔듸 상태를 확인하느라 챙기게 된다.
겨울동안에 눈두 많이 내려서 잔듸가 과연 잘 살았을까?하는 걱정을 하면서도
실상 직접 가본다 가본다 하다가 차일피일 ...
드뎌 한식이라는 명분을 업구서 출발을 한다.
엄니 모시구 가는지라 이거 잔듸상태 엉망이면 울 엄니한테 한 소리 들을텐데...
다행히도 잔듸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군데군데 파인곳이 몇군데 잇지만 확연하게 쓸린곳은 없는지라
겨우내 한번도 오지 못한 죄스러움에서 살짝 벗어나 보지만
잔듸 꾹꾹 눌러 밟다보니 또다시 아부지 생각이 밀려든다.
삽 한자루 가져가서 팡팡 눌러주다보니 약간 대간 하기두 하구
울엄니 이것저것 챙겨가신 간식두 먹으면서 커피두 마시면서
마치 야유회나온 느낌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이 느낌도 괜찮은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좀더 오래 꼼꼼히 다져주고 싶지만...
막내 출근두 해야하기에 좀 잇다 아들1. 2 데리구 다시한번 마무리하러 와야 겠다는 생각에 그만 일어선다.
간만에 햇살이 비추는데 바람도 어제보다는 훨 약한것 같구
장례식때 그리구 삼오제때 질었던 길두 살짝 질은 느낌이지만 걸을만 하구
아무래두 길 나쁘면 자주 안올까봐 울 아부지가 신경을 많이 쓰신듯 한데
애구 뭘 일일이 신경을 쓰시구 그려요...ㅎ
우린 누구나 이별을 한다.
아침에 헤어졌다가 저녁에 만나는 짧은 이별에서부터
한 몇년간의 긴 이별에 이르기까지 전자야 굳이 이별이라구 히기에는 뭐한것 같구
후자는 그래도 제법 이별의 느낌이 나지만 그래두 이별은 만남이 찾아 오기에 버틸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이별...
정말로 가슴 시리게 아픈 이별을 해보구 나니 나 자신이 많이 성숙해진 느낌도 든다.
그간 많은 사랑하는 님들을 보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앞으로는 줄줄이 보낼일만 남은것이 현실이기에
괜한 생각에 가슴이 저며온다.
운명이기에 어쩔수 없는 이별이라 하더라도 그 이별에 아쉬움 남기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잘해야겠다 하는 생각 다시한번 다짐해 본다.
내 사랑하는 존재들을 좀더 오래오래 함께 하기를 바래는 마음에서
힘차게 잔듸를 다지기 위해 내리치는 삽에 힘 팍팍 주어 내리친다...
아부지 편히 쉬구 게셔...
조만간 또 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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