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아침부터 슬슬 내리던 비는 오후까지 이어지다가 저녁을 넘어서
한 밤이 되어서야 그친다.
간만에 촉촉하게 내린 비와 함께한 하루이기에 차분함 속에서
그간 다소 더위를 느낄 정도의 이른 더위를 느끼다 보니 자칫 그냥 넘어갈뻔한
전형적인 봄의 느낌을 맞는다.
오늘같은 하루종일 촉촉하게 내리는 경우는 드물지 싶다.
요란 스럽게 퍼붇는 것도 아니고 한동안 그쳤다 다시 내리는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하루종일 줄기차게 내리는...
비가 내리면 우린 감상적인 느낌을 느낀다.
흔히 말하는 비 내리는 날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 이라는 표현도 어찌보면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뭔가를 회상하는 그런 분위기 조성이 아닐까?
오늘같은 분위기에는 개인적으론 안개낀 호숫가를 거닐구 싶다.
아무생각없이 호수에 떨어지는 빗방울로 일어나는 동그라미를 보며
우산위로 떨어져 부딪치는 빗방울 소리를 음악삼아
한없이 드넓은 물안개 자욱 올라오는 그런 호숫가를 마냥 거닐고 싶다.
그러다 다리 아프면 호숫가 옆 오두막집에 들어가
진한 커피 한잔에 모든 것을 내려놓구 멍하니 한참을 앉아서
나무 창문으로 보이는 비내리는 호수를 그저 바라보앗으면 좋겠다.
하루종일 내리는 밧방울 사이로 추억이 지나간다.
어린시절 비내리는 도랑에서 어울려서 나름데로 뭘 잡아볼까 하고 용쓰던 모습도
어느 덧 자라나 우산 하나 함께쓰며 애인과 나란히 걷던 모습도
살아온 지난 모습들이 땅에 떨어져 나름데로 어디론가 흘러 사라지는 비와함께 흘러 가버린다.
너무 자주면 그것두 이상할테지만
오늘처럼 이러한 느낌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느꼈으면 좋겠다.
비 그친후 가로등 불빛에 비친 가로수 나뭇잎에 송글송글 맺혀있는 방울들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영롱한 모습으로 나뭇잎에서 굴러대는
싱그러움을 잔뜩 느끼는 하루종일 비 내린 5월의 어느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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