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그냥...

도.란 2012. 11. 4. 20:43

 

우리는 흔히 시즌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를테면 요즘같은 경우에는 단풍시즌 이라고 말을 하는데

당체 올해같은 경우에 시즌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그 기간이 너무 짧은것 같다는 느낌이다.

적어도 시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2주 정도는 버텨줘야 하는거 아닌가?

어느 순간 설악산 단풍이 어쩌구 하더니 어느새 단풍이 끝이 나 버렸다.

그나마 지난주 내장산 단풍 이라도 구경을 햇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올 단풍은 앙상한 가지에 걸린 몇개의 단풍잎새로 넘어갈뻔...

나야 산악회를 통하여 단풍이 어떤 상황인지 실시간 파악이 되는데

집 사람이 단풍 구경을 하자구 공림사로 해서 도명산 넘어 가자구...

이건뭐 혹시?하는 기대 자체도 할필요가 없는 상황

그래두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길을 나섰더니 당근 꽝...

지난 토욜에 내린 비와 바람으로 인하여 단풍이 문제가 아닌 잎새들 자체가 다 떨어진 모습에

그 앙상한 가지를 보며 할말을 잃는다.

그러구보니 이번 가을에는 억새도 마찬가지 였던것 같다.

평년에 비추어 게획을 했던 억새구경도 꽝나구 

올해 유난히도 이쁘다는 단풍도 빅 한번 내린후 꽝나구

내년에는 절정까지 기다리지말구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달려가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할것 같은데

일단은 억새든 단풍이든 다소 그 색깔이 밋밋 하더라도 일단 풍성함 먼저 느껴야겠다는 생각이다.

대강 머리를 굴려보니 억새는 10월15일 전후로 단풍은 10월25일 전후로 잡으면 될듯하다.  

여하튼 올해는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것은 꽝 인듯싶다.  

 

어제 연락을 받고는 저녁에 문상을 가야 하는데 엄니가 전화가 온다.

집안에 상이 나서 거길 다녀 오란다.

하루에 두곳의 문상...

우찌 이런 경우가 한곳은 1층이고 한곳은 2층...

남아있는 유족들의 슬픔을 이번에 아버님을 보내드리고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는데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게 기분이 영 그렇다.

문상을 끝내고 돌아 오는길...

문상 장소도 아버님 상을 치른 곳이라 만감이 교차한다.

장지로 떠나는 날 아침에 펑펑 쏟아진 눈두 생각이 나고..

그래도 이렇게 남아있는 우리들이 살아가는걸 아버님은 보구 계실까?

떨어진 단풍으로 인한 가을산의 썰렁함과 문상으로 인하여 느낀 내 마음의 썰렁함이

앞 창의 뿌연하게 남는 잔상이 윈도우 브러시가 낡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감정이 복 받쳐서 내 눈에 뿌연 눈물기가 고여져서 그런건지

구분이 가질않는 일요일 밤이다... 

애잔함에 잠겨드는 그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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