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서 상주를 다녀 오는데 갈때는 시간이 없어서 고속도로를 이용했지만
돌아오는 길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당근 국도를 이용한다.
관기에 이르렀을때 언젠가 글을 올린것 같은데 보덕중학교가 보인다.
갑작스레 아부지 생각도 나고해서 보덕중학교를 들러 보고는 근처에서 요기를 할려고
식당을 찾아 보지만 마땅한 식당이 눈에 띠지를 않는다.
할수없이 학교에서 좀 떨어진 관기로 들어 가보니 깨끗하게 지어진 식당이 눈에 들어와
들어간다.
날씨는 아침부터 흐리다가 비도 오락가락하는 우중충한 하루 였는데
식당에 들어서니 단체 손님을 받는건지 상이 쭉 차려져있다.
"단체 손님 받으셨나부네요."
"산악회 팀 인데 구병산 댕겨 온다네요."
"애구 이런 날씨에 고생들 하시겠네요."
"그러게요 의정부에서 오신 팀이라는데..."
난 주인 아저씨와 이얘기 저얘기를 나누다가
"여기두 학군이 보덕중학교 인가요?"
"그렇지요. 헌데 보덕중학교 나오셨나?"
"아니요 선친께서 거기 근무를 하셨거든요..."
"내가 보덕중학교를 나왔는데 선친 존함이?"
난 설마 하는 맘으로 아부지 성함을 알려 드렸더니
"아 그때 교감 선생님 였지? 내가 알지..." 하는게 아닌가.
기분이 살짝 묘해진다.
울 아부지가 첫 교감 발령지가 보덕중학교였고 거기서 아마 1년 반정도 계시다 바로 청주로 들어 오셨는데
아부지를 기억해 주는 제자를 여기서 만나다니...
그당시 내가 초딩2학년 주인 아저씨는 중3 이었다고하니 시기적으로 딱 맞는다.
물론 시내에서는 우리 또래들을 가르치셨기에 아는 제자들이 당근 여럿 있지만
관기라는 시골에서 이렇게 제자를 만나다니...
주인 아저씨는 당시 아부지가 깔끔한 스탈 이셨고 과목도 영어 였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기억을 한다.
주인 아저씨두 60인지라 선찬의 작고에 대한 놀라움은 없었을 테지만...
암튼 이런 장소에서 선친을 기억해주는 제자를 만나고 나니 기분이 약간 묘하다.
뭔가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주인 아저씨가 아부지를 존경해서 그 영향으로 우리가 소위 말하는 성공한 제자는 아니지만
이렇게 당신을 기억해주는 제자가 있다는 사실에
난 다소 그래도 아부지 인생도 아무것도 아닌 인생은 아니었구나 하는
그래서 그순간 아부지 생각에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다.
앞으로 이쪽으로 지나갈 일이 몇번이나 있을지 모르지만 지나가는 기회가 되면 들려 봐야겟다.
누군가가 기억을 해준다는것...
참으로 아름다운 가치있는 삶이라고 볼수있지 않나?
나도 나중에 나를 기억해주는 녀석들이 과연 있을까?
오늘 우연히도 들르게 된 보덕중학교와 짐 순간 이름도 기억나질 않는 식당에서의
아부지 제자와의 만남으로 인하여 느낀 나만의 아부지에 대한 자랑스러운? 감정으로 인한
오늘 하루는 정말이지 오래 기억되어질 하루일것 같다.
청주로 들어 오는길...
이러한 값진 하루에 대한 써비스인가?
하늘에선 첫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