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엄니와 염소탕 한 그릇...

도.란 2013. 6. 8. 16:28

 

어제는 엄니 항암치료를 끝낸후 돌아오는 길에

하두 입맛이 없어하시기에 내가 다니던 근교에 위치한 염소탕 집을 갔다.

수술후 바로 보신탕 사드릴려구 했는데 극구 "개 못혀..." 하시는 바람에

그래도 염소는 드실수 있을것 같아서 모시구 갔는데

다행스럽게도 처음 드신다는 염소탕을 맛나게 드신다.

건더기 보다는 국물을 맛잇다고 드시는데 갑자기 코끝이 찡하다.

국물에 밥말아서 맛나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흡족해 지는게

이러한 마음으로 나를 키워주신 엄니인데 이리 잘 드실줄 알았으면 진즉에 모시구올걸

왠지 모르게 죄송스런 마음이 밀려온다.

그동안 여러번 들른 이곳을 왜 엄니를 모시구 올 생각을 안한건지...

아까도 염소탕 드신다구 할때 이곳까지가 좀 먼거리라 그냥 동내에서 한그릇 할까도 했는데

이렇게 탁트인 야외로 나오니 가슴이 시원하다고 좋아하시는 모습에

일부러 나오기를 정말로 잘했다는 느낌이...

 

집에 모셔다 드린후 나올려 하는데 어느새 오늘 항암주사 맞느라 힘드셨을텐데 수박을 잘라 오신다.

수박 한조각 시원스레 먹은후 일어 서려는데 그걸또 잘라 주시며 아주 맛있는 수박이라며 집에 가져 가란다.

이것이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 일지니...

문득 어떤 기사가 떠오른다.

오늘날 우리 노인들은 심하게 외로움을 느끼구 있다는 주제 였는데

자식들 손주들과 함께 사는 인생이 아닌지라 혼자남은 노인인 경우가 많은데

그분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 이라는...

나야 엄니가 지척에 게시는 바램에 그 문제 에서는 다소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 이지만

그거야 내생각일터 당신이 느끼는 마음은 아닐수도 있기에

앞으로는 좀더 함께하는 시간을 내야 겠다는 아주 당연한 생각을 무슨 결심을 하듯 ...

 

누구든지 병원을 가면 느끼는 생각일테지만

병원에 가면 모든 시민이 병원에 잇는것만 같다는 생각을 한다.

왜이리 환자가 많은건지 게다가 암으로 투병하는 경우는 집에서 엄니가 처음인지라

조금은 낯선 그러한 경우 였는데 오늘 함암주사실 갔더니 왠 암 환자가 그리 많은건지

주사실이 꽉차서 대기실에 앉아서 주사를 맞을 정도니...

좀 있으면 머리가 완전히 빠지실텐데 그때는 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처음 간단한 수술이었고 아주 잘끝난 수술 이었기에 별다른 부담은 갖질 않았는데

그래도 암은 암인지라 치료 과정에서의 아픔이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동생한테 전화가 온다.

"오빠 어제간 염소탕집이 어디여?"

ㅎㅎ 울엄니 어제 입맛에 맞았는지 오늘 또 동생하구 가신다구 한다.

그래유 엄니 내일도 가실려면 모시구 갈께유 많이 많이 드셔유... 

괜시리 웃음두 나오는데 왠지 흐뭇한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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