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산

한라산...

도.란 2013. 7. 26. 17:43

 

 

휴가 이틀째...

한라산을 오르기로 한다.

한라산을 언제 올라갔나? 검색을 하니 2011년 1월19일에 눈꽃 산행을 했는데

그 당시 눈 산행이 대박 이었다는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잠시 그 겨울의 한라산으로 지금의 푹푹찌는 폭염을 잊어본다.

 

여름휴가 후기에도 밝힌바 이번 제주휴가의 주된 목적은 바로 한라산 이다.

눈꽃 산행 당시에 백록담에서 관음사로 넘어가는 길을 통제하는 바람에

할수없이 성판악으로 되돌아와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기회가 닿아 다시 도전?

이건 뭐 히말라야 원정대가 첫번째 원정을 실패한후 재 도전하는 것두 아니구...

하지만 다시 그 길을 꼭 가고픈 것은 매한가지 아닐까?

 

한라산 백록담 코스는 성판악에서 가는 코스와 관음사 탐방로에서 가는 코스 딱 두 코스 뿐이다.

성판악까지는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해두 되지만

더운 여름 산행인지라 또한 그 코스가 거의 초보자에게는 10시간 정도 걸리는 장거리 인지라

조금 이라도 일짝 출발할려고 택시를 이용 하기로 한다.

제주에서 성판악까지 이만원의 택시비를 내고

6시에 제주를 출발 6시 25분쯤 성판악에 도착.

휴게소에서 아침으로 우거지 해장국을 팔아 그걸로 아침을 해결한후

김밥 2인분을 도시락으로 하여 정확하게 7시1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7시면 이른 시간이지만 벌써부터 햇살이 환히 비치는게 오늘 산행의 힘듬을 예고해준다.

 

성판악에서 백록담 코스는 9.6km에 소요시간은 4시간 반

이번이 두번째 인지라 다소 익숙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여름이고 옆지기가 초행인지라 여유있게 5시간을 에상해본다.

지난 산행이 워낙 눈이 많은 상태의 눈 산행 이라서 등산로에 돌맹이 하나 밟은 기억이 없는데

이건 당체 시작부터가 돌게단으로 시작이 된다.

마치 지리산 종주의 느낌이 되 살아 나는것 같아서...ㅎ

처음부터 사라오름 분기점 직전 까지는 대체적으로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 지는데

주변 숲들은 성판악 자체가 해발 700m인 고지대 인지라

일반 산들의 거의 정상부근에서 볼수있는 관목들이 꽉 들어차 있는 형국이다. 

여름인지라 한라산을 찾는 산님들이 별루 없어서 아주 호젓하게 산행을 하는게 무척이나 맘에 들려는 순간

어디선가 시끌시끌한 아이들 목소리가 그것두 단체루 들리는게 아닌가?

한 무리의 중딩 정도되는 아이들이 한바탕 소란 스럽게 지나간후 다시 조용한 산행이 이어 지는데

이전에는 보지 못햇던 현위치 안내 푯말이 자주 눈에 띠는게

지금 내가 얼만큼이나 왔는지 그리고 정상까지는 얼마만큼이 남았는지를

쉽게 알수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든다.

 

출발후 한 4km정도 지나면 속밭 대피소가 나오는데 지난번 산행때 이곳을 지난 기억이 난다.

속밭 대피소 부터는 다소 오르는 길이 경사를 띠는데

이때부터는 다소 힘이 들면서 지루함이 느껴 지는데 그도 그럴것이 일반적인 산행인 겨우에는

4km정도면 정상을 어느정도 생각하는 거리지만 한라산은 이제 겨우 반 정도 왔다고 생각을 하니...

그래두 지금 까지는 주변 숲도 둘러 보면서 나름 여유를 부리면서 왔지만

이제 부터는 그저 앞만보구 아무 생각없이 걷는 상황이 전개 되어진다.

조금 올라가니 사라오름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처음에는 혼자서 사라오름 다녀 오는걸루 계획을 세웠지만

날이 넘 뜨거워서 괜시리 정상도 못갈수 있겠다 하는 걱정에 걍 패스...

땀이 줄줄 흐른다.

얼굴 타지 말라구 아침에 썬크림을 너무 많이 뿌렸나?

땀에 녹은 크림이 눈으로 흘러 들어가니 눈이 따끔따끔하다.

그나마 다행 인것은 바람 많은 제주답게 수시로 바람이 불어서 자연풍의 시원함을 맛보게 해주기에

그럭저럭 버티며 올라간다.

 

모든것에 지쳐갈 즈음에 조앞에 지붕이 눈에 띤다.

드뎌 진달래 대피소다.

얼른 시간을 보니 9시 50분 쯤 ...

여기까지 2시간 50분 생각보다는 빠른 진행이다.

대피소에서 김밥 일인분을 먹고 일인분은 정상에서 먹기로 하는데  혹시나 해서 쵸코바 4개를 사 넣는다.

그늘에 앉아서 김밥을 먹는데 연신 산님들이 도착을 한다.

다들 뜨거운 여름 산행에 축 늘어진 표정이다가 대피소가 눈에 띠어 기쁜 표정을 짓는

산에서 대피소라는 존재는 실로 고마운 존재라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후 10시 15분에 진달래 대피소를 출발.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는 한시간 반 걸리는 코스 이면서 그 경사가 심한 편이라

고생을 해야 할듯 게다가 지금 까지는 숲을 보면서 산행을 했지만 지금 부터는 일반 산행시

능선 산행과도 같은 주변에 나무가 없는 햇살을 그대로 받는 산행이라서 무척이나 힘든 산행 이겠지만

그래도 울 동내 우암산이 나름 오르막 경사가 있는 곳도 있어서

오히려 오르막 산행은 그다지 힘이 들지는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두 해보구...

대피소에서 한 50m 오르면 곧바루 앞이 탁 트이면서

저 멀리 백록담 정상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정상까지 깔아논 테크가 넘 멋있게 보인다.

원래 산에서는 정상이 멀게 느껴 지지만 실제 산행 시간은 오히려 생각보다 짧은게 일반적

유독 지리산 만큼은 보이는 것보다 오히려 더 걸렸는데 한라산도 그쪽에 가까운듯 하다.

 긴시간 조망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한라산 인지라 빠꼼히 들어나기 시작한 조망이 너무도 반갑고 멋지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런 ...

갑자기 정상 부근에서 운무가 밀려 내려오면서 시야를 덮어 버린다.

거의 태풍 수준의 ? 세찬 바람에 한손으로는 행여 모자 날라갈까 부여잡느라 정신이 없다.

자욱한 운무가 발 아래로 퍼져 나가면서 밑에 세상을 덮는 과정이 강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한라산 정상...

백록담...

시간을 보니 11시 37분 1시간 22분이 걸린듯...

전체시간은 4시간 37분 이지만 중간에 쉬는 시간 빼면 산행 시간은 4시간 20분 정도 걸린것 같아서

정말이지 에상보다 빠른 산행에 생기는건 없지만 그래도 므흣하기만 하다.

나보다 더 자신에게 자랑 스러워 해야할 와이프 표정이 별루다.

왜?

초보가 그 힘들게 한라산을 올라 왔는데 그동안 자신과는 상관없는 백록담을

몸소 이렇게 만나러 힘들게 왔건만 그놈의 운무 때문에 백록담 콧빼기도 볼수가 없으니

어찌 억울하지 않을까?

평소 대청봉 천왕봉 일출이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백록담두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소리는 못들어 본것 같은데...

관음사 코스를 못타서 다시 이리 힘들게 온 나두 있는데

초보인 옆지기가 한라산에 다시 올일은 거의 없다구 봐야 하기에

오늘 백록담을 못봐서 열 받는 상황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을것 같다.

혹시나 해서 남은 김밥 해치우구 쵸코바두 먹으면서 시간 때워가며

운무가 걷히기를 기대 했지만 야속한 백록담은 들은척도 안한다.

아무리 기다려두 화창하게 변할 기미가 없는지라

아쉽지만 하산을 결정한다.

 

 

 

 

 

 

 

 

 

 

 

 

 

 

 

 

 

12시 18분...

여전히 자욱한 운무 속에서 관음사 쪽으로 하산을 한다.

지금 부터는 미지의 세계?

처음부터 가파른 내리막 나무 계단이 너무도 운치있어 보이는게 맘에 쏙 든다.

이 길이 뭐라구 제주까지 멀리와서 일부러 찾아가는건지?

관음사 코스가 힘들다는 야그를 듣긴 했지만 이정도 인줄은 몰랐다.

길 자체도 협소한게 혼자 가다가 맞은편 상대 보내기도 불편한 정도의 좁은 내리막길이 계속 되다가

다소 습한 지역도 나오구

암튼 생각보다 길이 별로인것 같아서 약간 실망 스럽지만 그래도 처음 간다는 생각에 여전히 기쁘다.

 

관음사 코스는 성판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정도 내려 오면서 조망도 보이는데 그 조망이 정말이지 남한 최고봉의 위용을 자랑하듯

묵직한 느낌의 산 봉우리들이 기개를 뽐내고 있다. 

내려 가는길 멋진 다리두 있는게 나름 괜찮은 조망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쪽 코스에도 현위치 안내판이 계속해서 위치를 학인시켜 주는건 좋은데

당체 내려가는 거리가 줄어 들지를 않는것 같다.

허긴 지칠만도 하지 이미 7시간을 넘긴 산행이니 얼마나 지쳤겠는가?

올라 갈때는 나름 선방한 와이프가 내심 힘에 부치나 보다.

말 한마디두 무거운듯 그저 묵묵히 따라 오는데 자꾸 쳐지게 되어 가다 쉬다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상층에는 여전한 운무가 어느정도 내려오니 환히 개여서 다시 더워지면서 땀이 흐르는데

아까부터 썬크림 때문에 따갑던 눈이 장난이 아니다.

자꾸만 땀이 흘러 눈에 들어가면 어어쩔수없이 비벼 댔더만 눈이 넘 쓰린게

하산시 주변 환경이구 뭐구 이젠 생존의 차원에서 한시라두 빨리 하산을 해야...ㅎ

힘이 들던 안들던 한라산은 그모습 그대로 였을 것이고

주워들은 탐라게곡에서 발 한번 담구면 피로감이 싹 가시겠지?하는 기대는

3주동안 비가 오지않앗다는 기사님 말대로 완존 게곡은 말라 비틀어진 상태...

정말이지 물없는 계곡이란 너무도 볼품없는 모습이다.

 

쓰린눈을 비벼대며 우찌우찌 하산을 완료.

오로지 관음사만 나오기를 고대 하면서 내려 오는데 당체 거의 다왔다는

안내에도 불구하구 관음사 기왓장 한장 보이질 않아서 당황을 한다.

관음사 코스라 하여 관음사가 바루 나오는줄 알았더만

관음사는 한참을 내려가야 실제로 자리하고 걍 관음사가 있는 주변이라서 관음사 코스라고 했단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인것 같은데...

시간 확인을 하니 4시 20분...

하산 시간은 4시간 2분이 걸린듯...전체적인 산행은 대략 8시간 30분 정도 보면 될듯...

ㅎㅎ 오늘 아주 산행 전문 산악인 수준으로 한것 같은디...

한가지 한라산 계곡에 알탕은 못하더라도 적어도 발이라도 담궈야 하는건데 

제주도 가뭄 관계로 계곡은 고여서 썩어있는 물만 있는지라 이점이 넘 아쉬운 한라산 산행 이다.

그나마 주변이 야영장이라서 음수대를 설치해 놓아 보자마자 달려가 눈부터 씻어내니 그나마 한결 살것 같다.

썬크림 때문에 이 멋진 관음사 코스를 지대로 만끽을 못했다니...

나중에 한번 더 와야 하는건가?...ㅎ

이래저래 관음사 코스는 비추 리스트로 올라야 할것 같다.

 

 

 

 

 

 

 

 

 

 

 

 

 

 

 

 

 

 

여름휴가로 인한 예상치 못한 한라산 산행...

8시간 반의 긴 시간 동안의 산행...

힘들게 올랐지만 백록담을 못 보았고

하산길 탐라계곡에 물 한방울 못 만져 봤지만...

그래도 남한 최고봉인 백록담 정상에서의 운무와 함께한 희열은 결코 잊지못할 멋진 산행이었다....

산행때 경험한 그 힘듬이 삶에 버팀이 되도록 잘 활용도 해야겠다는 착한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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