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드뎌 겨울 산행인가?

도.란 2013. 12. 15. 13:29

 

 

 

일욜 아침...

우암산을 오른다.

목욜 거북이 산악회 송년 산행을 저녁 모임에 맞추어 오후에 산행을 했는데

오르는 순간부터 눈발이 날리더니 팔각정 쉼터에 이르렀을때는

완존 칼바람이 그동안 몇번 우암산 칼바람에 대한 글도 올린것 같은데

암튼 이날 우암산의 바람은 대단했다.

산행내내 날리던 눈발의 멋진 풍경은 지금도 눈에 선하게 담긴다.

 

그날내린 눈으로 인하여 군데군데 빙판이 조성되어 있는지라

오를때는 그냥그냥 부담없이 올라갔건만  쉼터에서 커피한잔 한후에

하산을 하는데 시간상으로 살짝 눈길이 녹는 관게로 미끄러움이 이건 당체 장난이 아니다.

아이젠을 챙겼어야 하는데...

성격상 왠만한 짐은 챙기지 않는 스탈인지라 올겨울 월악산두 아이젠없이 갔건만

산님들이 하두 지나다녀서 길이 완전 반질반질한 상태이다보니

수시로 휘청휘청...

이몸도 이몸이지만 옆지기가 당체 진도를 나가질 못하는지라

약수 나오는 곳에서 명암호텔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그길로 탈출?을 하기로 ...

이길은 아주 예전에 어린이 회관에서 오르는 길이 조성되기 이전에

가끔 애들 데리고 올라가곤 했는데 실로 오랜만에 걸어본다.

어린이 회관가는 길은 앞서 말했듯이 사람들이 하두 빠대 놓아서 아이젠 없이는 고생 뻔한 상황 이지만

이길은 인적이 뜸하다보니 눈이 녹아도 미끄러지는 경우가 없고

오히려 녹아 내리는 눈을 밟는 소리가 기분을 업시켜준다.

계속해서 내리막 길인데도 미끄러짐 한번없이 마치 봄 가을의 평소 산행과도 같은 상태로 하산...

다 내려와서 호텔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시철망을 쳐놓은게 아닌가?

언제 이런 울타리를 쳐놓은거지?

살짝 호텔쪽에 야박한 마음을 느끼면서 그래두 할수없이 울타리 넘어  호텔을 지나 명암 약수터로 나온다.

약수터에서는 대로를 따라서 어린이 회관 입구까지 걸어 가는데

오랜만에 걷는 큰길은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우암산 산행도 아이젠을 챙겨야 하는걸 보니 드뎌

본격적인 겨울 산행이 시작된 느낌이다.

겨울산은 출발하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일단 출발만 한다면

오히려 산행 자체는 평소보다 수월한 산행이 겨울 산행이 아닌가 하는데...

일단 추운걸 싫어하는 스탈인지라 솔직히 기대되는 그런 어떤것은 없고

다만 비니에 버프에 파묻힌 상태에서 잠시 멈추어 비니 벗을때

무럭무럭 올라오는 열기로 인한 김을 보면서 들어 마시는 겨울산 한 중턱의

싱그런 찬 공기의 맛을 잊을수는 없을것 같다.

폐부 깊숙히 스며드는 냉한 그 깨끗한 공기는 그나마 겨울산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원천이지 싶다.

이순간도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아서 비틀거릴 님들 생각에 살짝 미소지어보는 일욜 오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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