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산

도봉산...

도.란 2014. 3. 12. 10:03

 

 

봄이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싯구가 있으니...

바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다.

저항주의 시인으로써 우리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선생한테는 죄송스런 맘도 들지만

봄이 어서오길 기다리는데 아직도 봄이 요원 할때는 이 표현을 찾지 않을수가 없다.

올해의 봄은 왔는가?

3월초에 접어 들면서 완연한 봄기운을 전하던 날씨가 꽃샘추위로 인하여 한 일주일

제법 쌀쌀한 날씨에 바람마저 제법 부는지라 뭄앞까지 찾아온 봄이 문을열고 성큼 들어오지를 않고있다.

 

 

이미 소문난 사실이지만 유난히도 추위를 싫어하기에 산악회에서 비니를 가장 먼저쓰고

가장늦게 벗는 이몸인지라 출발시는 변함없이 비니를 쓰고

갑오년 봄맞이 정식산행을 화요와 함께한다.

여기서 변함없는 상투적 표현...

내가 화요와 함께 한것이 언제 였더라?

고민할게 뭐있겠어? 블로그 검색하니 12년 12월 대구 팔공산때 함께 했구만...

일설하고 발길이 뜸했기에 화요의 구성원도 많이 바뀌어 다소 낯선 느낌도 드는데

그래도 어느 조직이든 항상 붙박이는 존재하고 몇몇 붙박이님들 여전히 그자리에 자리하기에

반가운 인사로 그동안의 헤어진 시간에 대한 어색함 미안함 이런거 한방에 날리고

오늘 이순간의 산행을 함께한다.

 

지난 겨울동안  지대로 된 산행을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를 않는다.

오늘 산행지인 도봉산 포대능선은 한 5년전에 간것 같은데...

일단 코스를 보면 원도봉 탐방센터- 원효사- 포대능선- 자운봉- 신선대- 주봉- 오봉-여성봉- 오봉탐방 지원센터

정초부터 시작한 치아치료와 편도선 염증이 심해서 산행 지대로 할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날 이비인후과 가서 약도 타서 먹고 썩어도 준치라고 그까이 도봉산 쯤이야 하는 맘으로 ...

아직은 봄색깔의 옷을 전혀 입지않은 겨울 끝 분위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차창 밖 풍경에서

이시기에는 그저 암릉 산행이 딱이기에 오늘 코스는 잘 잡은것 같다.

 

도봉산 이든 북한산 이든 산행 코스는 마치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서울의 산인지라 오르는 코스 또한 여기저기

해서 오늘 시작하는 원도봉 탐방센터는 초행 길이다.

시작부터 슬금슬금 오르는 형상 이더만 원효사 지나서 포대능선 시작점 까지 계속해서 오르기만

그래도 우암산 산성으로 단련된 몸인지라? 별 부담없이 잘 따라가고 있다.

조망은 오르면서 나타나는 도시의 아파트촌이 마치 작은 동산처럼 펼쳐지고

다소 흐린 날씨에 미세먼지가 오늘도 있는건가?  흐뿌연한 별로 기분좋은 날씨는 아니고

푸릇한 나뭇잎들로 변신을 꿈꾸기에는 아직 요원한 느낌에

그저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산만 오르는 그런 입장이다.

 

 

 

 

 

 

 

 

 

 

 

 

 

 

 

 

포대능선 시작점. 

작년만 해도 스틱을 왜 쓰나?하는 입장 이었건만 요즘은 도가니가 영 시원찮은 느낌이라

우암산을 가도 산성을 가도 도명산을 가도 김수녕을 가도 무신 신라면 블랙도 아니구...

암튼 스틱은 이제 필수장비가 되었으니 이 놈의 세월이..

암릉을 타면 스틱은 무용지물 괜히 갖구 왓다구 투털이며 스틱접어 배낭에 꾸겨놓고 본격적인 암릉을 한번 타볼까나?

포대능선 암릉 자체는 규모나 높이로 볼때 그다지 어떤 감동을 느끼는 그런건 아니지만

앞으로 쭉 펼쳐진 암봉들이 시야를 즐겁게 해준다.

오르락 내리락 암릉에서 보이는 조망을 보면서 거니는 맛이 바로 암릉의 재미 인지라

중간에 멋진 바위하나 나오면 괜시리 올라가서 호연지기도 길러보고

이렇게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니 앵? 벌써 포대능선이 끝나고 자운봉 오르기 작전에

그 유명한 Y계곡 코스를 만난다.

쭉 내려갔다가 빡시게 오르는 형상의 계곡을 딱 보는 순간 이전에 긴장하며 올라갔던 느낌이 그대로 살아나면서 괜시리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가네

이전에는 이곳이 휴일이 아닌 평일에는 널널한 상태 였는데 이젠 평일 인데도 산님들로 북적이면서

오르는데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다소 난코스 인지라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는 코스인데 나름 콤파스가 긴 이몸도 왼다리 오른다리 쩍쩍 벌리면서

디딜곳 찾아 디디는데 가랭이가 뻐근한 정도이다 보니 어떡해~ 타나미실리 같이 다리짧은 사람은 어떡해~~

중간중간에 편하게 디딜수있는 디딤장소 몇개 정도는 설치해 놓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정신없이 힘 팍팍주고 오르고 났더니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자운봉 신선대 주봉을 거치면 내리막길이 연결 되면서 오봉으로 연결이 된다.

이 모든 봉들도 마찬가지로 연결되어 있는 봉우리들의 조망이 일품인데

아까보다 더욱 흐려진 날씨로 인하여 진정한 조망의 맛을 볼수 없어서 아쉽다.

오봉을 만나고 다시 여성봉을 만난후 하산.

 

 

 

 

 

 

 

 

 

 

 

 

 

 

 

 

 

 

 

 

 

 

 

여성봉에서 하산지점인 오봉 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코스는

개인적인 생각인지 몰라도 아름다운 산행코스로 선정해도 좋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보는데

마사토가 다소 흠이라서 미끄러운 성향이 있긴 하지만

길폭 자체가 여유로우면서 주변 숲과의 조화가 멋지게 어우러져

지금이야 별볼일 없지만 신록이 우거지면 정말로 이쁜 느낌의 그런 길이지 싶다.

거의 다 내려오면서 길이 다소 질어진다.

아니 우암산도 질척이는 기간이 지났건만 여긴 왜이러지?

찐덕찐덕 늘어붙은 등산화의 진흙들을 고민 하는데 마침 다내려와서 아주 작은 도랑이 있기에

그 도랑에 등산화 비벼 털면서 오늘 하루 산행의 기억을 함께 비벼본다.

 

오늘 봄맞이 도봉산 산행...

5년전의 Y계곡을 선명하게 기억하게 해준 산행이었고

산은 늘 그 자리에 있기에 우리가 언제든지 다시 찾을수 있다라는 평소 지론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해주었으며 이제 신록의 푸르름 속에서의 산행을

아울러 기대해 보게 해준 간만의 므흣한 산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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