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감을 따며 가을을 품다.

도.란 2014. 10. 19. 20:46

 

 

감을 따러 나선다.

감을 따러 간다고 하니 자칫 감나무가 무쟈게 많은가?하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아니구 그저 동생네

텃밭에 감나무가 두그루 있는것이 고작이지만 이것두 감나무 인지라

이 시기가 되면 나름 감을 열어주어 그냥 놔두고 지나가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인지라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감을 따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모든것에 무지한 이몸일지라도 과수들은 해갈이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한해가 풍성하게 열리면 그 다음해는 별볼일없는 상황이 이어지는바

당근 작년 감나무에 열린 감은 애게...정도?

올해는 나름 기대를 안고 나서 보는데...

참 감 따는 작업이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일단 자연의 감나무 인지라 나무 자체가 키가 장난이 아니다보니 당연 감들도

꼭대기에 몰려있는 경우가 태반 인지라 감따는 전지가 반드시 필요한데

다행히 마을 분이 전지를 빌려주셔서 ...

모든일에 무재주인 이몸이 직접 감을 따기는 무리...

해서 4년전에 처음 감을 딸때부터 함께한 lg엉아 한테 이번에도 도움을 청해본다.

며칠전 아무래도 감이 어느정도 달렸나 괜시리 감따러 갔다가 한개도 못따는 상황이 오면 안되지 싶어서

혼자서 답사를 했다.

해갈이라서 나름 기대를 했지만 생각 보다는 ...

급 실망 동내에서 전지를 빌려서 이왕 온김에 몇개 따 가야지 했는데

애휴 이 작업이 결코 만만한게 아니라서 걍 집으로...

어제 옆지기가 친정을 가는 바람에 아침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자다가 엉아 만나는 시간이 되어서

부랴부랴 서둘러 나선다.

어느덧 황금 들녘이 대머리가 되어가는 시기가 되었고

아직은 아니라는 느낌이지만 단풍에 대한 기대감도 품으며 시골길을 달린다.

한껏 무르익은 가을의 정취를 가슴 가득 담으며 밭에 도착을 한다.

생각보다 적은 감들에 함께한 엉아의 실망감이 느껴지고

언능 전지를 빌려와 곧바로 작업에 착수...

신기하다 난 감하나 따기가 그리 어려웠건만 완전 전문가의 솜씨로 후다닦...

이미 홍시가 되어버린 한개를 따서 주는데 그맛이 죽여준다.

마트가면 얼마든지 사먹을수 있는 홍시지만 이렇게 자연 속에서 작업을 하면서 먹는

홍시의 맛은 정말이지 그 맛을 잊을수가 없다.

아마 내가 굳이 몇개 안되는 감을 따러 나서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두시간 좀 넘게 작업을 하니 더이상 감이 없다.

저 높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감들이 아깝지만 애후 어쩌랴 괜시리 감나무 올라가서

잘못되는 그런 상황은 초래하지는 말아야지...

이렇게 거의 산골 마을 분위기의 밭에서 감을 따다보니

감을 따는것도 감을 따는 거지만 난 딱히 이렇게 보낸것이 없는 이 가을을

지대로 보낸다는 느낌에 간만에 므흣한 ... 

 

그러구보니 엉아와 함께 핼스를 할때는 매일 보다시피 했지만 이젠 엉아가 핼스를 그만 둔 상황이라

오늘 만남이 실로 오랜만 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밭이 문의 근처라서 여기까지 온김에 

대청댐이나 한바퀴 돌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감을 정리 하는데

나름 걍 감맛을 맛볼만큼의 감들은 딴것 같다.

덕분에 대청댐 전망대에서 대청호를 바라보며 가을을 품어본다.  

금강산도 식후경...

그러구보니 점심때가 되었기에 돌아 오는길 문의에 있는 막국수 집으로...

 

간만에 이 좋은 가을날에 가을다운 가을을 보낸 하루라는 느낌이다.

가을 햇살 잔뜩 맞으며 감을따는 그 순간

한개의 감이라도 더 딸려는 그 욕심은 이 가을을 좀더 알차게 보내야지 하는 욕심이다.

홍시 한개 터트려 먹는 그 맛이 다시 떠올라 입맛이 다셔지는 이 순간...

기분좋은 깊은 가을의 일욜 밤이다.

'일요일 아침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와진 상당산성옛길을 만나다...  (0) 2014.11.09
부석사 다녀오다.  (0) 2014.10.27
게으른 가을이다.  (0) 2014.10.13
간만의 일욜 아침에...  (0) 2014.09.21
명랑을 보고...  (0) 201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