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한테서 카톡이 날라온다.
"오늘 회식있는거 알져?"
앵?
부랴부랴 냉장고 뒤져서 아침에 끓여놓은 김치찌개 찾아놓고
전기밥솥에 미리 준배해 놓은 쌀과 완두콩 잔뜩 넣어서 밥을 하고...
공교롭게도 씨스타의 노래가 들리는데 " 나 혼자 밥을먹고. 나 혼자 티빌보고..."
아주 지금 상황에 딱 맞는 그런 노래가 아닌가?
후배녀석 가운데 혼자서는 밥을 절대 못먹는 녀석이 있다.
혼자서는 식당을 죽어도 못가는 스탈이라 함께 밥을 먹어줄 대상이 없으면 굶는 그런 녀석인데
개인적으론 이해가 가질 않는 상황 인지라 난 혼자서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는것이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기에 첨에는 녀석이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식당에 들어가 과감하게 1인분을 주문하고 열심히 먹는 경우를 저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어린시절 하두 짜장면을 좋아해서 그때 돈으로 60원이 짜장면 값이었던 같은데
일단 60원이 있으면 혼자서 무조건 단골 중국집으로 달려갔던 습관이 있어서
지금도 혼자서 점심을 먹는 경우가 생기면 나 혼자 밥을 먹는게 전혀 낯설지가 않다.
언젠가 야그를 한 기억이 있는데 청주 토박이만 아는 도청 서문앞에 월래관이란 중국집이
나의 단골집 이었다.
주인이 화교라서 식당은 완전 중국풍 이었고 꼬맹이가 하두 짜장면을 먹으러 자주 찾아오니
주인 아주머니를 비롯 주방장도 엄청 귀여워 해줬는데...
생각해보면 주인 아주머니가 엄청 미인 이었던것 같은데 마릴린 먼로를 참으로 많이 닮았던 기억이...
생각해 보라.
초딩 1학년 꼬맹이가 혼자 짜장면을 시켜서 먹고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나가는 그 상황을...
물론 밥을 안먹고 짜장면 찾는 아들 녀석이 울 엄니 한테는 밉상 이었겠지만...
초딩 6학년 때인가?
그집 식구들이 모두 대만으로 들어 가면서 그 집이 없어 졌는데 그 상황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나보다 두살정도 적었던 계집아이가 있었는데
얘가 또 엄마를 닮아서 완전 인형같이 이뻤던 기억도...
초딩때 이몸이 공부 잘한다는 소문이 나서 아주머니가 자기 딸 모르는 것좀 가르켜 주라고 하기도
녀석은 뭐가 부끄러운지 나만 가면 배시시 웃으면서 몰래 짜장면 먹는 오빠 모습을 훔쳐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괜시리 뛰어 나가곤 했던...
어찌보면 소나기의 소년 소녀 같은 그런 분위기 였던...
갑자기 혼자서 저녁을 먹는 상황인지라 갑자기 그 중국집이 생각이 나서...
그 아이도 이젠 50줄이 넘었다는 생각을 하니 괜시리 실없는 미소만 나오고..
나이를 먹으니 입맛도 변한다는 말이 맞긴 맞는것 같다.
이전 같으면 이렇게 혼자서 밥을 먹는 상황 이라면 무조건 짜장면 이었을텐데
조용히 김치찌개가 데펴 지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꼬맹아...
대만 하늘아래 어딘가에서 잘살고 있는거지?
실없이 이젠 얼굴도 기억이 나질 않는 그 아이가 궁금해 지는 나 혼자 밥을 먹는 어느 날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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