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엄니 고생 하셨수...

도.란 2015. 7. 15. 13:47

 

아침 일찍 엄니한테 전화를 한다.

"엄니 더운데 고생 하셨수..."

1961년 7월 15일 이몸이 태어난 날...

난 해마다 생일날이면 엄니한테 감사?의 전화를 드리는데 올해도 역시...

사실 빈말이 아니라 오늘날과 같이 산후 시스템이 잘되어있지도 않았던 그시절

한 여름에 애를 낳느라 고생 하심은 안봐도 비디오 이거늘

그래서 그런가?

이후 동생 둘은 한 겨울에 낳았으니 진짜루 힘드셨던듯...

 

고생 고생 하면서 낳은 이 아들은 울 엄니에게 어떤 아들인거지?

어린시절에는 나름 수재 소리 들으면서 공부도 꽤 했기에 나름 기대도 많으셨을텐데

이후론 당체 내 자신이 생각해도 어느 한구석 만족시켜 드린점이 없는것 같으니

괜시리 죽을 고생만 하신건가?

한켠으론 늘 이런 면에서 울 엄니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낀다.

하지만 좀 엉뚱하고 생뚱맞은 사고를 지녀서 그렇지

나름 이만한 효자도 없지 않나요?...ㅎㅎ

 

일설하고 오늘은 귀 빠진 날이다.

이젠 살아온 날들보다 살날이 많다고는 결코 말할수 없는 나이 이기에

돌이켜보면 참 아쉬움 많은 인생인것 같은데...

그래도 남한테 싫은소리 안듣고 나름 존경받는 삶이라고 감히 주장을 하기에

그렇게 못난 아들 인생은 아니라는 생각은 나 만의 생각인 건가?

 

한가지 이상한 사실은 이렇게 생일을 맞으면 누구나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하는데

엄니 한테는 쉽사리 고생 하셨다는  말을 전하지만 아부지 한테는 그런 표현을 하지 않는건

비단 나만은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애구 갑자기 아부지 라는 단어가 나오니 울 아부지 보고 싶은 마음이 울컥 솟아 나는게...

아부지 살아 생전 고맙다는 말 조차 전하지 못함을 용서 하시구

오늘 비록 공허한 메아리가 되겠지만 크게 소리쳐 봅니다.

"아부지 감사혀요..."

 

"얘 니 생일날 엄마가 맛난거 살께 점심 시간 비워 놔라"

"넹"

"얘 어쩌냐? 그날 엄마가 꼭 가야할 모임이 있어서..."

"됐슈...신경 쓰지 마시구 담에 해요..."

애구 자칫 생일날 혼자 점심을 먹게 생겼으니 아무리 혼자서 즐기는 짜장면도 오늘은 영 아닌것 같다는...

갑자기 한동안 얼굴못본 지인이 생각나기에 카톡 날려서 점심 함께 하고

아주 반갑게 만나서 맛나게 먹은 값진 점심이었으니 기분좋은 생일인듯...

이후 저녁은 이미 정해진 선약으로...

이렇게 아무 부담없는 생일이 흘러 가고 있으니

문득 철부지 아이마냥 늘 생일 이었으면 좋겠다는 ...

좀 있으면 날라올

"아부지 필요한거 말씀 하시죠..." 라는 문자에 어떤 답장을 보내야 할까?를

고민해보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기쁜건 부인할수 없는 행복한 중년의 생일 날 이다...

그러고보니 큰놈에게는 올해 애비가 멋진 선물을 줄수도 있는 것 같기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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