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시

명암지 겨울...

도.란 2011. 1. 16. 13:14

 

 

명암지 둘러싼 나무들

앙상한 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난다.

더이상 떨어 뜨릴 나뭇잎이 없어서

괜시리 심술로 애꿎은 나무만 혼쭐이 난다.

 

꽁꽁 얼어붙은 명암지 ...

그 어떤 용기 있는 아이일까?

간 밤에 내린 하얀 눈 쌓인 그 위로

아이 발자국 놓여있다.

 

자맥질 못함에 심술이 난 청둥 오리들

줄지어 얼어붙은 명암지 위로 뒤뚱 뒤뚱 내달 리다가

익숙치 않은 뜀박질에 앞으로 꼬꾸라 진다.

 

얼어있는 저수지 물위로 한 겨울 바람 지날때

쌓여있던 흰 눈이 바람따라 날아 오른다.

 

가을 단풍 구경하며 거닐었던 가을 연인들

꽁꽁언 영하의 추위에

차안에 앉아서 고개 빼꼼 내밀며

청둥오리들 달리기 구경한다.

 

그래두 건강 챙기려 두눈만 내놓은체

온몸 칭칭 감은 동내 아주머니들

씩씩하게 두 팔 흔들며 앞으로 앞으로...

 

그나마 해빛 비추어 온기를 느낄수 있었던

그 얼어 있는 저수지에

 야속한 햇님은 작별을 고하구

어둠에 잠겨든 그 추운곳 찾아드는 사람들 없이

명암지의 겨울밤은 그렇게 또 하루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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