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설날에 대한 기억...

도.란 2011. 2. 2. 21:47

 

어린 시절 우리는 신정을 지냈다.

당시 조부님이 공무원 이었던 관계로 신정을 지낸것 같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구정에 대한 느낌이 다소 일반인들 보다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사실 구정을 지내게 된것이 10년 남짓 된것 같은데 아버님이 건강이 안좋으셔서

기제사가 내게로 넘어 올때 내 자신이 신정대신 구정을 쉬기로 정해 버렸다.

합리적 차원으로 볼때는 신정이 더 맞는것 같다는 생각 이었는데

정부 자체가 구정을 설날루 정해 버렸으니 당근 따를수 밖에

지금두 새해 첫날은 양력으로 1월1일을 챙기구

한달 있다가 다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하자니 조금은 뻘쭘한 구석도 있는것 같다.

 

어린시절 설날은 정말 대박의 날 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떡이 바로 가래떡 인지라 크리스마스의 흥분이 채 가시기두 전에

떡 방앗간에서 뽑아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은 내겐 더할나위 없는

풍요의 상징? 이었다.

뜨끈뜨끈한 가래떡을 한 가닥 쭉 땡겨서 참기름에 맛소금넣어 푹 찍어 한입 땡기면

그때의 그 고소하면서 찰진 그 맛은 정말 어린 내게는 행복 이었다.

며칠이 지난후 딱딱해진 떡을 엄니와 작은 어머님들이 썰게 되면

옆에서 출반주 하면서 한웅큼 가져다 연탄불에 구워 먹을때

약간 태운 그 맛 역시 잊지못할 추억 이었다. 

워낙 가래떡을 좋아해서 지금두 날만 선선해 지면 꼭 떡을 한다.

떡국도 틈만 나면 끓여 먹는데 예전 연에 할때두 겨울 저녁 매뉴는 무조건 떡국 이었던것 같다.

설날 아침...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하구 차례 지낸후 어른들께 세배 드린후 들어오는 세뱃돈은

또 하나의 기쁨 이었는데 당시 삼촌들이 세뱃돈 인심이 후했던 기억이 새롭다.

세뱃돈 까지 챙겨서 완전 므흣한 설날 오후는?

ㅎㅎ 그렇다 당연 TV 시청 이었다.

연휴때 신문에는 방송 스케줄이 가장큰 인기 코너 였는데

색연필로 보구 싶은 프로에 동그라미 그려가며 흐뭇해 하다가

같은 시간대에 MBC 와 KBS가 재미있는 영화를 하게 되면 그게 그렇게 아쉬울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나오는 TV를 보면서 먹을거 하루종일 먹어 가면서 지낸 설날...

정말이지 그 어린 인생에 있어서 황금기가 이닐수 없었다.

지금에서 되돌아 보면 정말루 단순한 하루 였지만

그때의 하루는 실로 행복한 기쁨을 만끽한 꽉찬하루 였다.

이러한 좋은 추억은 이대로 끝맺는게 좋겠다.

여기서 이리이리 해야겠다 하는 따위는 사족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울 아이들두 내가 간직하구 있는 설날의 추억처럼

나름대루 좋은 추억들 간직해서 이 다음 녀석들이 내 나이가 되었을때

이러한 추억의 글 쓸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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