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모기장...

도.란 2011. 7. 23. 10:11

 

 

" 앗 모기다...장마철 이라 모기가 있네..."

갑작스런 애 엄마의 호들갑에 잠이 깬다.

" 모기는 무신 걍 참어..."

" 불키구 모기좀 잡아요..."

" 애휴 한 밤중에 왠 난리여? 걍 자.."

말은 그리 했지만 나도 당체 이놈의 앵앵 소리에 짜증 지대로다.

특히 한방만 물려두 대따 크게 불어나는 특이?체질인 옆지기 인지라

모기에 대해서는 항상 예민한 반응이다.

다음날 모기장이 쳐저 있는게 아닌가?

하늘색과 파란색이 함께 들어가 있는 어린시절 꼭 치구 잤던 그 모기장 그대로인

모기장 안에 들어가 있으니 어린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어린시절 난 돌아가신 조부님 하구 한방을 사용했다.

그놈의 종손이 뭔지 할아버지는 늘 날 곁에서 생활을 하게 하셨는데

그 당시 난 나름대로 자유를 얻지 못해서 불만?이 많았던 시절 이었다.

여름의 추억중에 하나가 바로 모기장 이었다.

옛날 한옥이다 보니 주변에 모기가 많았기에 초여름 이면 모기장이 등장을 한다.

모기장을 치고 그 안에 들어가서 엎드려서 책을 보면은

컴컴한 앞 마당에 볼때 모기장의 분의기는 그때 열심히 읽었던

아리바바와 40인의 도적들이 사는 나라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모기장 하나만을 믿고  온 방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있으면

한 밤의 시원한 바람이 그대로 관통되면서 몸에 부딪칠때의 그 시원함 이란....

간혹 안으로 들어 올려다 모기장에 걸려 있는 모기들을 보면

모기장의 존재는 다소 신비한 능력을 지닌 것처럼 여겨 지기도 하였다.

 

이후로는 모기장을 잊구 살았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보니 모기장이 별루 필요치 않았구

굳이 모기 몇마리 때문에 모기장은 좀 그래서...ㅎㅎ

연신 모기향만 피워 댔으니...

어제 밤에도 모기장 덕분에 편하게? 잔것 같은데

간혹 화장실 이라도 갈려고 살짝 그 모기장 들추어 밖으로 나갈때..

"아 인석아 언능자..."하시던 할아버지의 정감어린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래서 인가 방을 떡 하니 덮구 있는 모기장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지금도 모기장을 걷거나 칠때 그 모기장에서 나는 독특한 향기가 코끝에 스치며

어린시절의 향기를 함께 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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