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름사랑...

도.란 2011. 7. 30. 23:03

 

 

산악회에서 산행을 하고 하산을 하는데 하산 지점에 마을이 있다.

하산이 이른 시간 인지라 한 낮의 뜨거움이 그대로 전달 되어지는데

이상하게 그 더운 한구석으로 뭔가 애틋한 그리움이 전해진다.

 

마치 둘레길 과도 같은 분위기의 마을을 가로 질러 가는데

불어오는 바람에 어느새 훅 자라버린 벼가 일렁인다.

일렁이는 벼의 물결을 감상하면서 주변을 살피니 저 만치 마을어구로 버스가 지나간다.

버스는 가로수길 2차선의 시골길을 달리는데

멀어져가는 버스를 보면서 문득 막연히 꿈꾸었던 여름사랑이 새겨진다.

 

그런사랑을 해보구 싶었다.

애인은 아주 시골 아가씨이구 난 바쁘게 살아가는 평범한 회사원이구

정말 애인네 집이 넘 멀은 시골인지라 만나기가 힘든 상황에서

어느날 갑자기 애인이 보고 싶어져서 무작정 연락도 없이 애인에게 달려가는...

몇시간 차를몰구 달려가서 애인사는 마을 어구에 도착한 순간...

마침 읍내 나가서 장을보구 돌아오는 애인이 막 버스에서 내리구...

반가움 보다는 수줍음에 베시시 웃으면서 말없이 음료수 한병 건네는...

먼길 와준 고마움과 그간 못본 그리움과 무사히 운전해서 온 안도감이 섞인 표정으로

애인이 내미는 손 부끄러워 덥썩 잡지도 못하고 겨우 손가락 두개 걸쳐서 마주잡는

시골 사는 앤이랑 연애 해보는게 꿈이었는데... 

 

해후의 기쁨도 잠시 다시 남자는 길을 떠나야 하고...

버스를 타구 가는것도 아닌데 굳이 큰길까지 나와서 배웅을 해주는

이제 언제 또 보나? 하는 아쉬움과 떠나자 마자 보고파 질거라는 안타까움이 섞인 표정으로

눈가에 살짝 이슬방울 한방울 만들어 내는 긴머리 칠렁이며 바람에 날리는 그런 애인을 꿈꾸었다.

 

유행과는 거리가 먼 헐렁한 치마에 말 그대로 촌스러움이 느껴지는 스타일

두손 꼭잡음 보다는 손목을 걸쳐 잡고도 사랑하는 앤의 체온을 듬뿍 느끼는

하두 서둘러서 찌어내다보니 약간 설익은 옥수수 나누어 먹으며 시골 버스길 함께 거니는

그런 여름사랑을 하구 싶었다.

 

지금두 산행후 만나게 되는 시골마을에서 이러한 여름사랑을 꿈꾼다.

그러고 보니 얼굴은 구체적으로 생각이 안들었는데

이 상황에서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 누굴까?

올 여름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인물까지 설정해서

여름사랑 꿈 한번 지대로 꿔볼까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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